아직도 생생하게 피어있는 동백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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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에 이어 책 ‘모든것은 그 자리에’ 있는 얘기다.
애셔 박사는 아픈 소녀를 진료하기 위해 어떤 집에 왕진(과거에는 한국에서도 의사가 환자의 집을 직접 방문해서 진료를 하곤 했다) 중이었다. 소녀의 가족과 치료 방법을 논의하고 있는데, 문득 한구석에서 입을 꼭 다문 채 움직이지 않고 있는 인물이 눈에 들어왔다.
그의 이름은 이 집에 살고 있는 소녀의 삼촌인 ‘엉클 토비’인데, 7년 동안 거의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움직이지 않는 사람, 집안의 가구처럼 한 구석에서 가만히 사는 사람이다. 가족들이 날마다 그에게 먹을 것과 물을 주었고, 몸을 돌려 주고 때로는 용변도 보게 해 주었다. 그는 아픈 것이 아니고 단지 멈춰 있을 뿐이었다. 밀랍 같은 이 인물에게 의사인 애셔 박사가 말을 걸어보았지만, 대답은커녕 아무 반응도 감지하지 못했다. 애셔 박사가 그의 손을 만져보니 송장의 손처럼 차가웠다. 단지 희미하게 맥박이 감지되었다. 엉클 토비는 살아 있지만 싸늘한 혼미 상태에 놓여 있었다.
애셔 박사는 그를 큰 병원으로 이송시켜 특별한 장비를 갖춘 대사질환 병동에 입원시켰다. 통상적인 체온계로는 체온을 측정할 수 없어서 저체온증 환자 전용 체온기(이런 것도 있나 보다)로 측정한 결과, 그의 몸 온도는 16.5도, 그러니까 일반인 36.5도보다 무려 20도나 낮은 체온이다. 이 정도면 대사율이 거의 0에 가까운 것이다. 엉클 토비는 대사를 자극하는 기관인 갑상샘이 작동하지 않아 심각한 갑상샘 저하증에 걸려 있었던 것이다. 갑상샘은 우리 몸을 덥히는 ‘난로’와 같은 것인데, 이 난로가 고장이 났으나 살아 있지만 살아 있지 않은, 냉장 보관 상태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다.
엉클 토비를 치료하기 위하여 서서히 갑상샘 호르몬제를 아주 천천히 투여하기 시작했다. 3주가 흐르고 그의 체온이 26도를 훌쩍 넘어가면서부터 그의 음성은 극도로 낮고 느리고 거칠어, 1분에 한 바퀴씩 도는 축음기의 끽끽거리는 소리를 연상케 했다. 그는 천천히 수족을 움직이게 되었고, 언어와 동작도 차츰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한 달이 지나자 그는 언어와 동작이 아직 느리고 냉담해 보이기는 하지만 정신이 또렷해지고 활기와 의식과 관심이 서서히 살아났다.
“이게 어찌된 일이죠? 내가 왜 병원에 있죠? 무슨 병에 걸렸나요?” 그는 의사에게 이같이 질문하기 시작했다. 그는 자기에게 별일이 없었던 것으로 생각하면서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했다. 아마도 자기가 많이 아팠던 것 같은데 기억은 없다는 것이다. 의사의 질문에 그는 “아마도 내가 하루나 이틀쯤 의식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하는데, 사실 그는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이렇게 냉장 상태도 버틴 것이다.
7년 동안 사라진 지식, 즉 그가 흥미롭고, 중요하고, 소중하게 여겼던 것들 중 상당수가 돌이킬 수 없이 지나가 버렸다는 사실에 놀라고 만다. 6주가 지난 후, 그의 체온은 거의 정상을 회복했다. 건강이 양호하고 신체도 튼튼하며, 나이에 비해 상당히 젊어 보였다. (그럴 수밖에… 7년 동안 늙지 않았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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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글을 읽으면서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 갑상선 저하증이 심해지면 이럴수도 있다니 놀랍다. 그러니까 몸을 차게하면 안된다. 늘 자기 체온을 점검하면서 두루두루 살피며 사는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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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14도 / 약간 흐리다가 해도나고 바람도 많이 불고 / 수영장 다녀오다. / 책 읽기 열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