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우리교회에 새로 등록한 가족과함께 따뜻하고 근사한 식탁을 나눴다. 오늘 초대를위해 나는 하루 전부터 준비에 들어갔고, 오늘도 밭과 부엌을 오가며 쉴 틈 없이 음식 준비에 몰두했다. 바쁘고 고단했지만, 기쁨이 앞서는 하루였다.
사람들은 가끔 내게 묻는다.
“어떻게 그렇게 자주 사람들을 초대하실 수 있어요?”
어떤 이는 “너무 자주 하는 것 아니냐”며 걱정 어린 말도 건넨다.
하지만 이 일은 내가 살아 있고, 손발이 움직이는 동안 멈추지 않을 삶의 방식이다.
손님을 맞이하고 정성을 다해 음식을 차리는 일은 내게 생의 기쁨이며 감사의 표현이다.
테이블에 접시 하나를 더 올리기 위해 냉장고와 냉동실을 뒤지고, 필요한 재료가 없으면 망설임 없이 가까운 가게로 달려간다. 준비하는 낮 시간은 분주하고 때로는 고단하지만, 손님들과 마주 앉아 나누는 웃음과 대화는 내 마음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이 시간은 마치 하루의 모든 수고에 대한 달콤한 보상 같다.
다행히 요즘 내 텃밭에서는 부추, 열무, 쑥갓, 얼갈이배추가 풍성하게 자라고 있어 큰 도움이 된다. 아이들 중 한 명은 내가 만든 묵을 보고는 반색하며 기뻐한다. 고국떠나 빅토리아에 와서 처음 맛보는 정통 한국 음식에 가족들의 눈이 반짝이는 모습을 보니, 내 마음도 함께 설렌다.
나는 새로 등록한 교우들이 교회에, 그리고 이곳 삶에 조금이라도 더 빨리 뿌리내릴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내가 처음 이민 왔을 때는 지금과는 달랐다. 정말 외롭고 막막한 시절이었다. 한인도 드물었고, 자기 제산도 못 가져 나오는 시절 이었기 때문에 모두들 서로 기대 울던 시절이었다. 한국을 떠나올 때, 공항에서 서로를 부여안고 눈물짓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다시 못 볼 수도 있다는 불안과 아쉬움이 그토록 컸던 것이다.
그 시절, 한국에 한 번 다녀오려면 몇 해를 참고 또 참아야 했지만, 요즘은 마음만 먹으면 비행기를 타고 금세 오갈 수 있으니, 참 좋은 세상이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이렇게 하는 것이 먼저 이 땅에 온 사람으로서 그게 도리인지, 의리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같은 한국 사람 특히 교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온 마음을 다해 정성을 쏟고 싶다.
오늘 함께한 가족들을 위해 마음 깊이 기도한다. 그들이 영주권을 무사히 받고, 주님의 인도하심 안에서 이 땅에서 따뜻하고 든든하게 살아가기를 간절히 바라며, 나는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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