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올리버 색스의 책 『모든 것은 그 자리에』를 끝까지 다 읽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은 바로 이 문장이었다.
“40년간의 의료 실무에서, 만성 신경병을 앓는 환자들에게 약물이 아닌 두 가지 치료법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나는 음악이고, 다른 하나는 정원이다.”

올리버 색스는 많은 나라를 여행했는데 여행지마다 주로 식물원을 찾아다녔다고 한다. 식물원이 살아 있는 박물관이자 식물 도서관과도 같은 그 공간이 주는 위로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색스의 이 말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그는 음악과 정원이 약보다 더 깊은 치유의 힘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수많은 환자들의 삶에서 직접 목격했다. 그가 말하는 정원과 음악은 단지 취미나 여흥이 아닌, 삶을 회복시키는 또 하나의 언어였다.

“신은 곧 자연이다.”라는 스피노자의 통찰은, 그가 유대교 회당에서 파문당한 뒤 홀로 식물원을 거닐며 얻은 영감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요즘 나는 매일 자주 정원에 나간다. 오래 서 있진 못하지만 짧게 여러번 나간다. 4년동안 몸이 잘 움직여지지 않아서 정원일은 엄두도 못냈는데, 금년 들어 다시 정원 여기저기를 걸어다닐 수 있게 된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요리를 하다가 가위와 빈 바구니만 들고 텃밭에 나가면, 손 닿는 데마다 금세 파와 근대, 아욱을 뜯어올 수 있다. 오늘 저녁에도 아욱을 넣은 된장국을 끓여 한 그릇 뚝딱 비웠다. 하숙 선생님도 아욱국을 너무 좋아한다. 이런것이 나에게는 소박한 기쁨이다.

곧 6월이다. 장미의 계절. 우리집 정원에는 곳곳에서 색색의 장미가 피어난다. 그중에서도 살구색 장미는 정원에서 너무 멀고 깊어서 물을 줄 수가 없는데도 여름 내내 조용히 피고 또 핀다. 마치 스스로 빛나는 존재처럼, 바람결에 한들거리며 장관을 이룬다.

부엌에서 듣는 첼로 찬송과 나의 정원, 이들이 나를 위로하고 다시 살아나게 한다.

아욱

현관문 위로 피어오른 연분홍 넝쿨장미는 이제 우리 집의 명물이 되었다.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마당을 돌며 눈에 띄는 잡초들을 부지런히 뽑는다. 그런데 이 잡초란 녀석들은 뽑아도 뽑아도 다시 살아나, 내 발걸음을 종일 바쁘게 만든다.

하지만 그 덕분일까. 올리버 색스의 말대로라면, 나는 만성 신경질환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집 정원이 내게 주는 기쁨이 가득하다.

날씨 : 흐림 / 16도 / 수영장 다녀오다. / Hmart 드디어 들어가 보았다. 매장은 어마어마하게 크고 사람들이 너무많아서 캐숴까지 가기에도 긴 줄을 서야만 했다. 듣던대로 가격은 비싼것들이 많아서 (특히 고기) 나는 오징어 1팩 / 고추장 작은 것 1통 / 세일하는 딸기 2통 (1통에 2불48), 딸기는 매우 신선하고 맛이 아주 좋았다. (강추) / 항간에 Hmart 가 중국인에게 넘어갔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그것은 루머이고 한국인이 틀림없다고 고객센터에서 말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