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과 하숙 선생님과 함께 말라핫 스카이워크(Malahat SkyWalk)에 갔다. 날씨도 맑고 편안해서 기분좋게 출발을 외쳤다. 우리집에서 이곳까지의 거리는 약 40분 밖에 안 걸리는 가까운 거리다. 이곳은 2021년 7월15일에 개통했는데 건설 비용 캐나다 돈 총 1천 7백만달러가 들어갔다. 운영 주체는 BC기반의 말라햇 스카이 Malahat SkyWalk Corp와 말라핫 원주민(Malahat Nation)의 파트너 십으로 이루어졌다.


*스파이럴 타워(Spiral Tower)는 해수면에서 250m 높이에 위치한, 10층 규모의 나선형 전망 타워로 360도 파노라마 전망을 자랑한다. 나와 함께한 손님, 그리고 하숙 선생님은 천천히 타워로 향하기 위해 트리워크(TreeWalk)에 들어섰다.
트리워크는 길이 약 600m의 나무 데크 산책로로, 아르부투스(Arbutus)와 더글라스 퍼(Douglas Fir) 숲 위를 약 20m 높이에서 걷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나무를 밟으며 걷는 기분이 참 좋았고, 주변은 하늘로 곧게 뻗은 나무들로 가득했다. 자연 그대로의 풍경 속에서 즐기는 초여름 나들이는 우리를 충분히 설레게 만들었다.
*어드벤처 넷(Adventure Net)은 스파이럴 타워 최상층인 10층 전망대 중앙에 설치된 그물 체험 시설이다.
우리가 중간쯤 타워를 오르고 있을 때, 꼭대기에서 아이들이 소리를 지르며 뛰노는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 위를 바라보니, 거센 바람이 불어 아이들의 옷자락이 펄럭이고, 그물 위에서 뛰어노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왜냐면 10층까지 올라는 내내 바람이 정말 사람을 넘어뜨릴만큼 거세게 불어서 마음대로 걸을 수 없었다. 몸이 휘청거릴 정도여서 솔직히 무섭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떨리는 손으로 간신히 그 장면을 영상에 담아왔다.
층마다 떨며서 10층 꼭대기에 올라가 막상 그물을 눈앞에서 마주하니, 그물에는 겁이나서 한 발자국도 발을 내딛을 수 없어서 우리는 가까이서 구경만 했다. 어드벤처 넷은 발 아래 펼쳐진 숲과 타워 구조물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체험이긴 하지만,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꽤 도전적인 공간이다. 그래도 무서움이 없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그물위를 걸어볼 만한 곳이다.
타워 꼭대기에서 내려오는 길은 두 가지다.
첫째, 나선형 슬라이드를 타고 내려가기,
둘째, 다시 나무 바닥의 램프를 따라 올라왔던 길을 다시 걸어 내려가기.
우리 세 사람은 무난하게 램프를 따라 내려가기로 하고 몇 걸음 내디뎠는데, 갑자기 여든 살의 하숙 선생님께서 “나 슬라이드로 내려가 볼까?” 하고 말씀하셨다. 손님과 나는 화들짝 놀라서 “선생님, 나이가 여든이시잖아요! 큰일 납니다. 여기서 사고라도 나면 어쩌시려고요!” 하고 급히 말렸다.
선생님은 “그렇죠?” 하시더니 잠시 망설이며 다시 램프에 발을 디뎠다. 그런데 몇 걸음 후 다시 멈추시더니, “아니, 괜찮겠지요. 저 통 속으로 한번 내려가 볼게요. 밑에서 봅시다!” 하시며 슬라이드 줄에 당당히 서셨다.
나중에 아래에서 다시 만난 선생님께 어떻게 내려오셨냐고 물으니, 슬라이드 입구에서 도우미에게 “나 80인데 이 통으로 내려가도 괜찮겠소?” 하셨더니, “Sure!” 하며 자신 있게 대답해줬단다. 슬라이드에 들어가기 전에는 발에 덧신 같은 걸 씌워주고, 끈을 손으로 꽉 잡으라고 했단다.
사실은 조금 떨렸다고 하셨다. 그래도 “내가 해병대 출신인데, 죽으면 죽으리라. 내가 이만큼 살았는데 뭐 두려울 게 있겠나?” 하시며 마음을 다잡고 그대로 미끄러져 내려가셨다. 몸이 쏜살같이 내려가는데 움찔움찔 떨리기도 했고, 가끔 슬라이드 구멍 사이로 햇볕이 비치기도 했단다. 눈을 꼭 감고 있으니 공포가 사라지고, 어느새 자신은 터널 끝에서 슬며시 밖으로 나와 있었다고 한다.
정말 대단한 우리 하숙 선생님! 역시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는 말이라더니 아직 그 기질이 그대로 살아 있다.
손님과 나는 너무 놀라고 감탄해서 “만세! 만세!”를 부르며 박수를 쳐 드렸다.
오늘 하루의 하이라이트였다.
타워에서 내려와서 우리는 아이들처럼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해변가에가서 싸가지고간 점심을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고 왔다. 5월 마지막의 행복한 나들이…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아침은 근사하게 먹었고, 저녁은 덥지 않았지만 냉면과 부추전, 불고기로 맛있게 잘 먹었다. 종일 바쁘게 보냈지만 피로감 없이 마지막 글까지 쓰고, 이제 나도 잠자리에 든다. 손님은 내일 오후에 떠난다.

날씨 : 맑음 / 17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