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린 책 제 3권 ‘그리고 잘 지내시나요. 올리버 색스 박사님?‘에 들어갔다. 저자는 로런스 웨슬리다. 이 책은 630쪽으로 상당히 두껍다. 사실 나는 6월부터는 7월26일에 거행될 ‘아일랜드 나잇’ 행사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했는데 책 뚜겅을 열고 구경만 하려다가 그만 145쪽까지 읽게됐다. 오늘까지 읽은 내용의 감상문을 쓰고 8월에 다시 책과 가까이 가게 될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위해 올리버 색스와 약 3년간 거의 매주 만나며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이 책을 완성했다. 이 책은 단순한 전기가 아니라, 두 사람의 오랜 우정과 색스의 인간적인 면모를 담은 회고록인데 매우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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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가 첫번째 펴낸 ‘편두통(Migraine)’에 관한 얘기다.
1960년대 중반, 뉴욕 몬테피오레 병원(Montefiore Hospital)에서 근무하던 색스는 편두통 클리닉에서 수많은 환자들을 진료하며 다양한 증상을 관찰했다. 당시 클리닉의 책임자였던 아널드 프리드먼은 색스를 총애하여 더 많은 임상 기회를 제공하고, 자신의 딸을 소개하는 등 개인적인 친분을 쌓았는데 색스는 프리드먼이 자신을 사위감으로 생각했을지도 모른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어느 날, 색스는 한 환자가 두통 없이 복통과 구토를 호소하는 사례를 프리드먼에게 보고하며, 빅토리아 시대에 사용되던 “복부 편두통(abdominal migraine)”이라는 용어를 언급했다. 이에 프리드먼은 격분하며 “편두통은 두통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색스의 관찰을 강하게 부정했다. 이 사건은 색스가 『편두통』의 서문에서 “두통은 편두통의 유일한 증상이 아니다”라고 명시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1967년 여름, 색스는 런던으로 돌아가 9일 만에 『편두통』 초고를 완성했습니다. 그는 아널드 프리드먼에게 책을 보여주며 서문을 써달라고 요청했으나, 프리드먼은 색스를 질책하며 “편두통은 내 주제이고, 당신은 내 직원이며, 당신의 생각은 내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화가난 프리드먼은 색스의 임상 기록 접근을 차단하고, 책 출간을 강행할 경우 해고하겠다고 위협했다.
색스는 프리드먼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야간에 병원 청소부의 도움을 받아 임상 기록을 몰래 복사하며 책을 계속 집필했다. 이 일을 알게된 프리드먼은 격노했고 당장 색스를 해고했다. 그러나 색스는 런던으로 돌아가 책을 완성했고, 출판사 Faber & Faber에서 출간을 결정했다. 이 일을 해내고 색스는 “내가 자유로워졌다는 느낌이었다”고 회상한다.
올리버 색스는 두통에 관한 연구와 진료 경험을 통해 제약 산업과 의료 현장 사이의 불편한 진실을 목격하게 된다. 특히, 두통 치료 시장을 장악한 제약회사가 학술행사의 주요 후원사였으며, 다수의 의사들이 이 회사의 특정 약물을 노골적으로 권장하는 현실에 깊은 불만을 품었다.
색스는 이러한 상업적 이해관계가 환자 진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판단했다. 그는 병원 오너 프리드먼에게 “모든 환자에게 EEG(Electroencephalogram, 뇌파 검사)를 실시할 필요는 없다”고 설득하려 했다. EEG는 환자의 뇌 전기 활동을 기록하는 정밀한 검사이지만, 모든 두통 환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병원 측은 이러한 색스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수익성을 이유로 검사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색스는 프리드먼으로부터 사실상 “입 다물고 네 일이나 하라”는 식의 무시를 당했다.
이 일화는 의료 윤리와 상업적 이해 사이의 충돌을 여실히 보여준다.
미국에서도 이미 제약회사와 의료진 간의 유착으로 인해 특정 약물이 반복적으로 처방되고 있었고, 이로 인해 고통받는 것은 결국 환자들이었다. 색스의 문제 제기는 바로 이 구조적 문제에 대한 윤리적 양심의 발로였다.
이 글을 쓰면서 나도 과거 들었던 히포크라테스 선서의 두 구절을 옮겨본다.
*상업적 이익보다 생명의 존엄과 환자의 이익을 우선시 한다.
*나의 지식과 양심에 따라 진실하게 진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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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맑음 / 16도 / 교회 다녀오다. / 저녁에 교인 세 사람 방문을 받아 함께 식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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