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대로 교회 야외예배가 열렸다. 하늘은 눈부시게 맑고, 따사로운 햇살 아래 시원한 그늘이 드리운 날씨는 그야말로 소풍하기에 완벽했다. 우리가 해마다 찾는 이 공원은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탁 트인 전망과 울창한 나무들이 어우러져 숨만 쉬어도 힐링이 되는 명소다. 게다가 화장실도 가까이 있어 불편한 게 하나도 없다.

이번엔 담임인 양명규목사가 한국에 휴가 중이어서, 이석배 부목사가 은혜로운 말씀을 전해주셨다. 예배 후엔 기다리던 레크리에이션 시간! 모두가 웃음꽃 피우며 게임도 하고, 몸도 움직이며 여름의 절정을 만끽했다.

그리고 드디어 식사시간! 이번엔 두 목장이 함께 테이블을 나누며 정겹게 음식을 나눴는데, 어찌나 많이들 가져왔는지 상다리가 휘어질 지경이었다. 누군가는 밥솥까지 챙겨왔고, 우리 목장에서는 부추와 김치 두 가지 버전의 빈대떡을 척척 부쳐내며 진풍경을 연출했다. 심지어 어딘가에선 된장찌개와 매운탕 냄새까지 솔솔~ 이쯤 되면 “이게 진정 야외냐, 집밥 천국이냐”는 말이 절로 나온다.

현지 사람들은 소시지 몇 줄과 샐러드, 음료 정도로도 흡족해하는데, 우리는 야외에서도 잔칫상 못지않게 차려야 직성이 풀린다. 옛날에 못 먹어서 그렇다지만, 요즘 세대도 음식에 있어선 그 DNA를 물려받은 듯, 더 열정적이다.

해마다 빠짐없이 삼겹살을 전교인에게 후원해주는 김완구 집사의 넉넉한 마음엔 진심으로 감사할 뿐이다. 거기에 다양한 경품도 나눠가졌고, 각 목장 식구들에겐 컵라면 하나씩을 기본으로 늘 챙겨주는 센스까지!

물론, 삶에 고민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하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모두가 자연 속에서 마음껏 웃고, 먹고, 나누며 사랑으로 충전한 시간이었다. 참 감사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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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23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