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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회에서 언제나 묵묵히 봉사하며 성실하게 신앙생활을 이어온 대학생 송영찬 군이 드디어 내일, 빅토리아 대학에서 졸업식을 치른다. 그 소중한 날을 함께하기 위해, 먼 길을 마다않고 그의 어머니와 어머니의 절친한 친구가 이곳을 방문했다.

영찬 군은 단정한 인상만큼이나 모든 일에 진중하고 모범적인 청년이다. 그의 부모님은 오랜 세월 캄보디아에서 선교 사역에 헌신해온 귀한 분들이다. 나 또한 평소에 영찬이를 불러 식사도 챙기고 김치도 나누어 주곤 했는데, 그 정성에 감동한 그의 어머니인 주상연 선교사께서 이것저것 마음 가득 담긴 선물보따리를 안고 오셔서 나를 깜짝 놀라게 하셨다.

저녁상에는 시원한 냉면을 중심으로, 바삭한 옛날식 부추전과 내가 기른 채소로 만든 신선한 샐러드를 곁들여 정성껏 대접했다. 영찬 군과 두 손님 모두 “음~ 와~!”를 연발하며 식사 내내 감탄을 아끼지 않아서 나도 함께 즐거웠다.

함께 오신 어머니 친구분은 시골 마을에서 조용히 목회를 이어가고 계신 사모님으로, 두 분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단짝이었단다. 더 놀라운 건 두 사람 모두 목회자의 아내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야말로 천생연분이자 찰떡궁합이다.

식사 후, 영찬 군이 직접 만든 밤 디저트를 나눠 먹으며, 우리는 ‘호호’, ‘하하’ 웃음꽃을 피웠다. 두 분 모두 밝고 재치가 넘쳐 대화가 끊이질 않았고,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그러나 아쉽게도 밤 운전이 힘들다는 사모님의 말에 못다 한 이야기는 다음을 기약하고 작별 인사를 나눴다.

시골에서 목회하고 있는 어머니 친구인 정사모님은 어제 있었던 우리 교회 야외예배에서 청년들이 북적이는 모습을 보고는 “한국의 시골에선 요즘 젊은이 구경도 힘든데, 이렇게 많은 청년들이 해외로, 특히 빅토리아로 나와 있는 줄 몰랐네요”라며 놀라워하고 부러워 하셨다.

오늘 내가 받은 선물(위 사진) 중에서도 유난히 내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은 팔찌였다. 선교사님이 내 손목에 직접 이 은팔찌를 채워주셨는데, 평생 처음 착용해보는 은 팔찌가 이토록 가볍고 세련된 디자인일 줄이야. 저녁 내내 내 손목에서 반짝이는 은빛이 참으로 기분 좋았다.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뿐이다.

내일은 나도 영찬 군의 졸업식에 초대받아 함께하게 된다. 그가 전공한 분야는 요즘 가장 뜨거운 ‘컴퓨터 공학’이다. 밝고 성실한 성품에 실력까지 겸비했으니, 그의 앞날은 틀림없이 찬란히 열릴 것이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그의 삶 전체에 늘 함께하시길, 간절히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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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맑음 hot hot – 집에 선풍기 등장 / 빅토리아 아들이 와서 집안 대청소 한날 – 언제나 고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