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회 총회가 있었다.

나는 사실 우리 목장예배와 시간이 겹쳐서 꽤 곤란한 상황이었지만, 두 모임 모두 중요했기 때문에 한쪽씩 시간을 조금씩 조정해가며 결국 두 곳 모두 참석하고 왔다. 음식으로는 마침 집에서 기른 상추와 다른 채소들이 먹기 좋게 잘 자라 있어서, 그것들을 따다가 깨끗이 씻고 샐러드용 드레싱을 직접 만들었다.  드레싱에는 브엘세바 건강식품점에서 구입한 고급 발사믹 식초와 미네랄이 풍부한 Immunife 소금, 그리고 올리브 오일과 레몬즙을 넣었다. 모든 재료가 순수제품이기 때문에 건강식은 물론이고 상큼하고 신선한 특별한 맛을 내고있다.

여성회(회장 조민선)는 날로 발전하고 있으며 모두 똘똘뭉쳐서 회장의 하는일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한편 꾸준히 새 회원도 늘리면서 지역사회에 한국을 알리고 한인여성들의 삶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려고 애쓰고 있다. 초대 회장(유현자)과 부회장(원경순) 그리고 감사였던 나까지 늘 응원하면서 젊은 이들의 하는일에 힘을 실어주고있다.

목장예배에서는 서로의 기도 제목을 나누는 시간이 있었다.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조용히 이렇게 말했다.
“지금처럼 살고 싶어요. 이 기도 제목을 놓고 한 달 동안 함께 기도해 주세요.”

내가 ‘지금처럼’이라는 말을 꺼내자, 앞에 앉아 있던 두 젊은 집사들이 잠시 고개를 갸웃하며 나를 바라보았다.
아마도 그 말이 조금은 생소하게 들렸을 것이다.
기도 제목이라면 대부분 무언가를 더 원하거나, 바뀌기를 바라거나, 해결되기를 구하는 내용이 많으니까.

하지만 나는 진심으로 그 말을 꺼냈다.
‘지금처럼 살고 싶다’는 것은,
거창한 소망이나 특별한 변화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대로의 삶에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평범하고 조용하게, 물 흐르듯 살아가고 싶다는 뜻이다.

살면서 별난 일, 예상치 못한 일들이 얼마나 두렵고 힘겨운지 충분히 겪어봤기에
오늘 하루가 무탈하게 흘러가고,
그 하루를 무사히 마치고 침대에 누울 수 있는 평범한 순간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를 나는 안다.

어쩌면 이 기도 제목은,
지금도 잘 살아보려고 노력하고 있는 나 자신을 향한 다짐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에게는 이 짧은 말이 매우 깊고 소중한 고백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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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맑음 / 15도 / 여성회와 목장예배 다녀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