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원 멀리서 가장 풍성하게 피고있는 살구색 장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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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옥 방송인은 원래도 유쾌하고 매력적인 사람이다. 그런데 그 웃음의 뿌리를 따라가다 보면, 그의 어머니가 지닌 타고난 유머 감각이 보인다. 어쩌면 김창옥의 웃음 기술은 어머니로부터 전수받은 ‘웃음 보따리’일지도 모르겠다.

우연히 어느 채널을 보다가, 젊은 시절의 김창옥이 출연한 <아침마당>이 방영되고 있었다. 김창옥의 반듯하고 깔끔한 외모는 마치 조각상을 보는 듯했고, 단정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그의 외모보다 더 빛나는 건 바로 ‘말의 기술’이었다. 그의 말솜씨와 표정, 그리고 타이밍은 듣는 이들의 배꼽을 쥐게 만들 만큼 탁월했다.

그날 방송의 주제는 ‘유머’였다. 김창옥은 유머란 단순히 ‘재미있는 말’이 아니라, 그 어원은 라틴어로 ‘흐르다’, ‘반전’, ‘해학’ 같은 뜻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유머는 여유로운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고된 현실 속에서도 그것을 유쾌하게 넘기는 삶의 기술이라는 것이다.

김창옥은 그런 유머의 진수를 어머니에게서 배웠다고 했다. 예를 들어 이런 이야기들이 있다.


1. 과부되기도 힘든 복 없는 여자

어느 날, 아버지가 대장암이 의심되어 병원에 가셨는데, 다행히 암이 아니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 소식을 들은 어머니가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얘, 창옥아, 느그 아버지, 암이 아니여. 엄마 너무 힘들어야. 과부 되기도 느무 힘들다야. 복 없는 년은 과부도 못된다. 애구구. 창옥아.”

죽음을 해학으로 비틀어 말하는 어머니의 센스는 듣는 사람의 마음까지 후련하게 해준다.


2. 진통제 대신 수면제?

아버지가 수술을 받으신 후 통증이 심해 물리치료가 필요했지만, 아버지는 물리치료를 거부하고 하루에 진통제를 14번이나 맞는 지경에 이르렀다. 어머니는 너무 지쳐 있었고, 그날도 아버지는 계속 진통제만 찾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어머니가 간호사에게 툭 한마디 하셨다.

“진통제 말고 수면제로 팍 수셔부러! 괜찮아, 그 양반 많이 살았어라. 내 사인헐게잉!”

고달픈 현실 속에서도 삶을 웃음으로 돌파하는 어머니의 유머는 눈물과 웃음을 동시에 안겨준다.


3. 미역 미끄럼 사고와 어머니의 돌직구

김창옥의 어린시절 제주도 바닷가에서 놀다 미역을 밟고 미끄러져 큰일 날 뻔했던 했다. 이것을 안 누나가 벌써 엄마에게 고자질을 했고 그것을 안 김창옥은 혼날까 봐 집 주위를 맴돌다가 늦게 조심스레 들어갔지만, 어머니에게 딱 걸렸다. 그리고 이어진 어머니의 일격:

“야, 이놈아, 머던디 살아부렸냐? 빠져 디져부리지, 응? 너는 엄마가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니 대갈빼기에는 똥이 들었냐? 한번 쪼개보자, 쪼개봐!” 그 말에 청중은 웃느라 뒤로 넘어갈 뻔했고, 김창옥 본인도 “나는 진짜 내 머리에 똥이 든 줄 알았다”고 회상하며 웃었다.

이처럼 김창옥의 입담은 단순한 말솜씨를 넘어, 삶을 반전시키는 ‘해학’의 본질을 품고 있다. 그리고 그 뿌리는, 유쾌하고 거침없는 어머니의 말 속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어려운 삶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던 어머니. 그 모습이 곧 우리가 배워야 할 유머의 진짜 얼굴이다.


마당에 놓인, 햇빛에 바래버린 야외 의자에 다시 색을 입혔다. 야외용 가구는 바깥에 계속 노출되어 있으니 1~2년에 한 번쯤은 다시 칠해줘야 한다. 아일랜드 나잇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어서, 모든 것들을 하나씩 정비하며 준비하고 있다.

Before

Af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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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맑음 / 16도 / 수영장 다녀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