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중 만난 인연과 감사한 시간
새벽 일찍 떠난 여행 끝에 오후 8시 반, 딸네 집에 도착했다. 비행기 안에서는 ‘빈이 사랑한 천재들’이라는 책을 읽고 있었는데, 옆자리에 앉은 서양 여성은 종이에 열심히 글을 쓰고 있었다. 요즘은 보기 드문 광경이라 호기심이 생겼고, 용기 내어 말을 걸었다.
그녀는 반갑게 인사를 하며 오스트리아에 있는 여동생 집으로 가는 길이라고 했다. 그러더니 내가 읽고 있던 책을 보며 “아는 얼굴이 많이 보인다”고 했다. 오스트리아 출신이냐고 묻자 고개를 끄덕였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책 속 인물들에 대한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클림트, 프로이트, 모차르트, 베토벤, 아돌프 로스, 오토 바그너 등 오스트리아와 관련된 인물들을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심지어 히틀러 이야기까지 하며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4시간 반이 지루할 틈 없이 흘렀고, 그녀는 캐나다 빅토리아 대학 행정실에서 일한다며 “다시 보자”는 인사를 남기고 내렸다. 이름은 엘케, 조금 생소하지만 인상 깊은 사람이었다.
딸네 집에서는 아침에 바나나 팬케이크를 대접받고, 오랜만에 손 놓고 편히 쉬는 시간이 참 감사했다. 원래는 컴퓨터를 깜빡하고 가져오지 않아 글을 못 쓸 줄 알았지만, 딸이 맥북을 빌려줘 이렇게 글을 남길 수 있게 되었다. 다행히 패스워드를 간신히 기억해내어 익숙한 환경처럼 쓸 수 있으니, 참 좋은 세상이다. 곧 딸아이가 샤핑가자고 해서 서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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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맑고 습기가 있다. / 21 / 날씨는 아주 좋다. / 곧 샤핑하러 나갈 준비… 야호 야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