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와 크랜베리를 섞어 만든 빵이 부드럽고 풍미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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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저녁,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승무원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자정을 훌쩍 넘긴 시각, 빅토리아 공항에 도착한 후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이곳에서 하룻밤 쉬고 가시겠죠?”

그런데 승무원은 조용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요, 곧바로 다시 토론토로 돌아가야 해요.”

너무 놀란 나는 무심코,
“예에?? 정말요?” 하고 되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는 짧게 웃으며 이렇게 덧붙였다.
“Red Eye 비행이에요.”

밤새워 운항하는 비행을 말한다는 말이다.
피곤한 몸으로 일하다 보면 눈이 빨갛게 충혈되기 때문에, 이 야간 비행을 ‘Red Eye’라고 부른다.

화장실에 다녀오는 길, 그 승무원이 조그만 의자에 조용히 앉아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방금 다섯 시간 넘게 날아온 길을 쉬지도 못하고 곧장 되돌아가야 한다니—
그 고단함이 고스란히 전해져 마음이 찡했다.

이 세상에 고생 없이 벌 수 있는 돈은 없다.
만약 수고도 없이 큰돈을 번 사람이 있다면, 안타깝게도 그중 대부분은 떳떳하지 못한 길을 택한 경우일 것이다.
나 역시 이민을 온 이후 은퇴할 때까지, 고생을 낙으로 삼고 살아왔던 것 같다.
그래서 더더욱, 오늘도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참 소중하게 느껴진다.

정직하게,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나는 말하고 싶다.
“당신이 있어 세상이 굴러갑니다.
그 땀과 수고는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오늘도 당신들 정말 잘하고 계십니다.”

여행에서 돌아와 스스로에게 일상 복귀를 선언했다.
호빵도 만들고, 저녁엔 ‘삼손과 드릴라’가 찾아와 연극 연습을 도와주었다.

여행에서 얻은 에너지를 이제 조금씩 꺼내 쓰며,
다시 일상의 속도로 걸어간다.

아자, 아자!
이렇게 한 걸음씩 또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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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에 들고 갔던 검정색 여행가방을 예쁜 그림으로 새롭게 변신시켰다.
사실 가방은 그리 오래된 것도 아니었지만, 공항에서 빨리 찾기 위해 얼룩덜룩 색칠을 해두었던 것인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모습이 점점 보기 흉해서, 결국 모두 지워내고 차분하게 그림을 다시 그려 넣었다. 훨씬 더 보기 좋고, 내 손길이 묻어 더욱 정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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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맑고 더웠음 / 20도 / 이제 아일랜드 나잇이 11일로 앞으로 다가와서 카운트 다운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