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보낸 기도 부탁 글에 많은 이들이 응답해주었다.
누군가는 조용히 마음으로, 누군가는 뜨겁게 음성으로 기도해주었다.
그 기도의 힘 덕분일까.
오후부터 몸이 천천히 제 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완전한 회복은 아니지만, 저녁을 차릴 만큼의 힘이 돌아와서 감사했다.

며칠 동안 대충 끼니를 때우던 하숙 선생님도 오랜만에 따뜻한 밥상을 받으며 만족스러워하는 얼굴이었다. 나의 회복이 나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느꼈다. 함께 사는 사람에게도 위로가 되고, 평안이 된다는 사실이 소중했다.

어젯밤, 누군가는 전화를 걸어 아픈 부위에 손을 얹으라고 하더니 정성껏 기도해주었고, 또 다른 이는 “보혈 찬송”을 틀어놓고 함께 기도하라고 권해주었다. 그 말에 따라 찬송을 틀고 나 혼자 작은 부흥회를 열었다. 그 순간, 예전에 어머니가 아프실 때 부르던 기도가 떠올랐다. “하나님의 딸에게 어떤 악한 것도 범접하지 못하도록 지켜주세요.”
그 기도를 어제 저녁에는 내가 내 입으로 다시 되뇌었다.

아프면 모든 것이 멈춘다.
보이던 것도 안 보이고, 하고 싶던 일들도 다 멀어진다.
그저 낫기만을 바라는 마음 하나로 버텨내야 한다.
그 고통의 시간 속에서 진심으로 깨닫게 되는 건,
육신이 건강해야 비로소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아주 단순한 진리다.

그런데도 인간은 참 간사하다.
조금만 몸이 나아지면 어제의 각오와 다짐은 어디로 갔는지 사라져버린다.
자신의 영달을 좇으며 또다시 욕심으로 산다.
그 어리석은 모습 속에 나 역시 포함되어 있다는 걸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오늘은 조용히 다짐해본다.
더 겸허하게,
더 진지하게,
더 사람답게,
남은 날들을 살아 가야겠다고 말이다.

기도해준 모든 이들에게 마음 깊이 고마움을 다시 전한다. 그 따뜻한 마음들이 나를 다시 일으켜세웠다. 그 기도의 숨결이 내 하루를 밝히는 빛이 되었다. 고통은 아프지만, 덕분에 더 깊은 자리를 보게 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다시 감사라는 이름의 씨앗을 심게 된다. 이렇게 하나님을 나의 주인으로 모시고 사는 백성에게는 항상 희망이있으니 어찌 기쁘지 않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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