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배도 조금씩 커가고 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예정대로 CT Scan을 하기 위해 General Hospital에 갔다. 예약 시간은 오후 6시 20분이었다.

검사실에 들어가니 무시무시하게 생긴 기계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본격적으로 그 속으로 들어가기 전, 간호사가 내 팔에 주사를 놓아주었다. 그러면서 곧 몸이 따뜻해지며 몸이 젖을 꺼라고(팬티) 말하며 뭐라고 빠르게 덧붙였는데, 그 부분을 놓쳤다. 그래서 다시 말해 달라고 하니, 간호사는 다시 설명 하기보다는 내가 영어를 못한다고 단정 지은 듯 황급히 번역기를 꺼내 들었다. 사실 나는 그 정도 영어는 충분히 알아 들을 수 있었는데, 간호사가 너무 오버 하는 것 같아 속으로 피식 웃음이 났다.

잠시 후, 간호사는 내가 한국인이라는 걸 알고는 한국어 통역사를 불러주겠다며 인터넷으로 연결을 시도했다. 화면에 약간 머리가 벗겨진 중년 남자가 나타났는데, 처음엔 인공지능 인 줄 알았더니 실제 사람이었다.

이제부터는 간호사가 말하면 통역사가 한국어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나는 이미 간호사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다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거 괜한 시간 낭비 아닌가?” 싶으면서도, 동시에 “그래, 이런 통역 서비스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하는 호기심이 생겼다.

간호사가 통역사에게 지시했다.
“환자에게 왜 CT를 받으려는 건지 물어봐 주세요.”

통역사가 한국어로 나에게 물었다. “왜 오늘 CT 검사를 받으시나요?”

이제 내가 대답할 차례였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자동적으로 영어로,
“I am getting a CT scan today because of severe lower back pain, especially the pain under my ribs.”
라고 대답해 버린 것이다.

통역사는 순간 당황한 듯 눈이 동그래지더니, 어색하게 웃으며 “아… 한국말로 말씀해 주셔야 합니다”라고 했다. 훗훗훗, 이게 바로 웃픈 상황 아닌가? 나는 일부러 영어를 쓴 게 아니고, 그냥 입에서 영어가 먼저 튀어나왔던 건데, 통역사는 완전히 당황해 버린 것이다.

간호사는 내 영어 대답을 듣자 순간 눈을 크게 뜨며 나를 보더니, 이내 빙그레 웃으면서 통역기를 꺼버렸다. 그 장면이 참 우스워서, 검사 전의 긴장이 조금 풀렸다. 이렇게 하루하루는 에피소트의 연속이다. 고통 속에서도 웃을 일이 있다는것이 감사하다. 아는 지인이 아침에 내게 “역전의 용사 힘 내세요. 아자아자~”라며 응원해 주었듯 그렇게 하루를 잘 마감한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날씨 : 비 비 / 17도 / 수영장 다녀오다. / CT Scan 결과는 다음 주 금요일 안에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