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 수영장에서 린다라는 할매와 작은 소동을 벌인 적이 있었다. 물속에서 운동을 하던 중, 그 할매가 자기 자리라며 내가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내가 불편해했고, 나 또한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생각해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둘 사이에 눈빛으로 주고받는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졌다. 지금 돌이켜보면 별것 아닌 일인데, 그때는 묘한 자존심이 발동했던 것 같다.
그런데 어제, 우연히 다시 그 할매와 마주쳤다. 지난번의 날 선 기운은 온데간데없고, 린다 할매는 오히려 내게 부드럽게 말을 건네며 조심스레 거리를 두려는 모습이었다. “오늘은 저쪽에서 운동하겠다”며 굳이 내게 말까지 남기고 자리를 옮기는 그녀를 보고 나는 순간 어리둥절했다. 불과 몇 주 전, 그 매서운 눈빛으로 나를 쏘아보던 모습은 어디로 갔을까.
한참 운동을 하던 그녀는 결국 내 곁에서 멀찍이 떨어져 일반 수영 구역으로 옮겨가 홀로 물결을 가르며 헤엄쳤다. 그 모습이 이상하게도 순하고 고요해 보였다. 나도 모르게 마음이 풀려 탈의실에서 그녀를 만나자 일부러 이름을 불러 남은 오후 시간이 즐겁기를 바란다고 인사를 건넸다. 그랬더니 린다는 반달 같은 눈웃음을 지으며 “고맙다”고 답했다. 순간, 내 안에 쌓였던 뻣뻣한 기운이 스르르 녹아내렸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우리 한국 사람들, 특히 내 또래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세대다. 그러다 보니 조금만 건드려도 자동적으로 방어 태세가 발동하고, 작은 일에도 쉽게 날이 서곤 한다. 그날 내가 린다 할매에게 보여준 태도가 혹시 지나치게 날카로워, 그녀가 나를 아주 억샌 할매로 여겼던 건 아닐까 싶어 괜히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분명 시비를 먼저 건 쪽은 린다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똑같이 날을 세울 필요는 없었다. 부드럽게 대응하고 한 발 물러서면 훨씬 더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 것이다. 이제라도 조금 더 내 성격의 불필요한 날을 깎아내고, 온화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하려 한다. 작은 소동이 내게 남긴 교훈은 단순하다. 내가 조금 부드러워질 때, 세상도 훨씬 따뜻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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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흐리고 비도 오고 햇볕도 났다. / 19도 / 오후에 딸과 아들 가족이 갑작스레이 이곳으로 들어왔다. 딸은 미국 출장을 마치고 오빠 가족들과 합류하여 딸이 살고있는 핼리팍스로 가려고 했다는데 Air Canada가 스트라이크라서 집에 못가고 며칠 이곳에서 머물러야 한단다. 화요일 다른 비행기를 타고 핼리팍스로 가야한다는데 그것도 캘거리에서 하룻 밤 자고 가야 한다니… Air Line 대란이다. / 아일랜드 나잇에 출연했던 연극팀의 초청을 받아 본수시에서 저녁을 잘 대접받았다. 너무 감사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