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예정대로 한 손님이 와서 함께 식사를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창밖에서 한국말이 들려왔다. “언니, 언니―” 하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더니,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집 앞으로 나타났다. 밴쿠버에 살고 있는 지인이다. 순간 깜짝 놀라 숨이 멎는 줄 알았다. 바로 어제 통화까지 했는데, 아무런 예고도 없이 배를 타고 건너와 나를 놀래키려 했다는 것이다. 반가움이 두 배가 되어, 앞에 있던 손님과 함께 셋이서 차를 마시며 함께 교제를 나눴다.
정이란 참 신기하다. 정이 있으면 이렇게 먼 길도 서슴없이 달려오고, 한마디 말로도 사람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든다. 내 몸이 완전하지 않아도 손님을 맞을 만큼은 감당할 수 있으니, 조심스럽게 부엌일을 하며 하루하루를 잘 보내고 있다. 대화라는 것은 언제나 새롭고, 타인과의 교제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배우게 된다. 그래서 인간에게 사람과의 관계는 무엇보다 소중한 자산이다.
이중으로 손님이 찾아오는 날은 단순한 ‘깜짝 상황’이 아니라, 오히려 뜻밖의 선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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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온 손님과 나중에 온 손님이 서로를 알게 되면서 새로운 인연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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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이야기도 여럿이 모이면 더 깊어지고, 웃음이 배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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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이 부족한 이야기를 다른 쪽이 채워주며, 서로가 서로의 삶을 비춰주는 거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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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주인인 나는, 예상치 못한 ‘작은 잔치’를 준비한 듯한 기쁨을 느낀다. 행복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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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22 / 맑음 / 수영장 다녀오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