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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가 내 몸 상태를 걱정하더니 며칠 전부터 이렇게 말했다.
“얘, 여기 유명한 한의원이 있는데 한 번 가보자. 혹시 몰라, 소 발에 쥐 잡듯 네 불편한 곳이 조금이라도 나아질지.”
그 말에 마음이 조금 흔들려 오늘 오후, 예약 시간에 맞춰 한의원을 찾았다.
요즘 한의원은 예전의 작은 진료실이 아니다.
이곳 이건학 한의원은 번쩍이는 3층짜리 건물에 내부도 청결하고 장비도 현대식이다.
따뜻한 돌침대, 소독용 슬리퍼까지 세심하게 배려해 놓은 점이 인상적이었다.
원장은 내 건강 내역을 훑어보더니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소화도 잘되고, 대사도 문제없고, 우울증도 없고, 잠도 잘 주무신다구요? 그럼 왜 오셨죠?”
나는 사고 이후 불편해진 몸의 사정을 차근히 이야기했다.
원장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이렇게 말했다.
“그건 사고 후유증이라 고치기 어렵습니다.
물리치료 정도만 병행하며 지내시는 게 좋겠어요.”
그렇게 나는 돌침대에 엎드려 침도 맞고, 기계로 부항도 뜨고 왔다.
이틀 후에 다시 오라면서, 다음에는 자기는 볼일없고 직원이 일하는 침대로 바로 가라는 말을 남기고 자기 원장실로 들어갔다.
집에 돌아와 곰곰이 생각하니,
결국 다음엔 원장 얼굴도 못 보고 부항만 뜨고 오라는 얘기 아닌가.
‘허허허, 뭐 이런 성의 없는 진료가 있담?’
나도 모르게 헛 웃음이 나왔다.
의사나 한의사나,
환자의 고통을 완전히 고칠 수는 없더라도
조금만 더 따뜻한 말 한마디, 공감어린 눈빛 하나를 건네면
그 자체가 최고의 치료가 될 텐데 말이다.
한의사 말대로 부항을 뜬다고 해서 내 불편함이 나아질 것도 아닌데, 굳이 딱딱한 침대 위에 누워 고생할 이유가 없다. 이번 한방 체험은 여기서 마무리 하기로 했다.
돌아오는 길, 환자의 마음을 조금도 헤아리지 못하는 이 한방 의사를 떠올리며 나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외쳐본다.
“환자는 돈이 아니다. 환자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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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흐림 / 12도 / 가을로 접어들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