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전주는 집집마다 감나무에 감이 지천으로 열려 있다. 일반 주택들은 집을 지을 때 감나무, 대추나무, 모과나무를 한두 그루씩 심은 듯하다. 그중에서도 감나무는 거의 모든 집에 한 그루씩 있는데, 감이 잘 익어 길가에 떨어져 버려져도 주인들은 따먹지 않는다. 언니와 산책을 하면서 떨어진 감 시체들이 너부러져 길이 지저분 한것을 목격한다.  혹자는 요즈음 먹을것이 넘쳐나서 그냥 두고 본다는데, 과수에대한 예의가 아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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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장원에 가서 머리를 잘랐다.
나 말고도 두 여자가 염색 중이었는데, 그들 머리 말리는 틈에 내 차례가 돌아왔다.

가게 한쪽에는 커다란 TV가 켜져 있었다.
화면에는 산악회 사람들이 히말라야를 오르는 장면이 나오고, 스튜디오에서는 남녀 해설자들이 한창 떠들고 있었다.
그때 염색 중인 여자가 말했다.

“저 사람 신은경 아니여?”
“맞네, 근디 갸 얼굴 좀 봐라. 보톡스를 너무 맞았는지 표정이 없구먼. 배도 좀 나왔어라.”

그러자 옆에 있던 여자가 받았다.
“아따 요즘 대한민국 여자들은 보톡스는 기본이잖여. 얼굴에 할 수 있는 건 다 한다니께.”
“그려그려. 요즘은 성형외과뿐 아니라 산부인과, 정형외과, 소아과까지 슬금슬금 그런 일 한다더라. 보험카드로 하믄 돈도 많이 안 든다 카더라잉.”

그때 허리가 완전히 굽어 걷기도 힘든 할매 한 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말 말어잉. 나도 얼마 전 검버섯 좀 빼고 왔당께. 의사 선생이 손 좀 봐줬제.”

나는 그 할매 얼굴을 찬찬히 보았다.
솔직히 검버섯이 문제가 아니었다.
얼굴은 세월에 구겨져 이미 주름의 지도 한 장이 되어 있었지만, 그래도 병원 다녀온 그 기분이 얼마나 좋았을까 싶었다.
‘나도 관리 좀 했어’ 하는 그 뿌듯함, 그거면 됐지.

수영장에서도 느낀 바지만, 요즘은 얼굴이 자연스러운 사람이 오히려 드물다.
물속에서 보면 다들 미인대회 나가려는지 얼굴이 반쯤 굳은 듯하다.
그래도 그 노력, 그 열정이 참 귀엽고 대단하다 싶다.

여자들이여—당신들이 한국에 산다는 것만으로도 복 받았수다.
보톡스도, 필러도, 검버섯 제거도, 마사지도 마음껏!
아따, 나도 전주에 몇 주 있었더니 전라도 사투리가 절로 나온당께.
“이 기분, 완전 좋당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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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맑음 / 17도 / 수영장 다녀오다. / 독감주사 맞다. / 머리 자르는 값은 1만원인데 너무싸서 2천원 더 팁으로 주었더니 너무 고마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