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하듯 수영장 물속을 걸었다. 조금 늦게 시작한 탓인지 시간이 흐르자 사람들은 하나둘 떠나고, 물속에는 몇 명만 남았다. 그래도 나는 내 시간을 채우기 위해 묵묵히 내 길을 걸었다.

그때 입구 쪽에서 천천히 걷던 한 여자가 내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잘 하시네요.”
뜻밖의 말에 나는 놀라며 대답했다.
“제가요? 그냥 걷기만 하는데요. 수영은 할 줄 알지만 허리가 안 좋아서 이렇게 걷기만 해요.”
그러자 그녀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래요. 물속에서 걷기를 잘 하신다는 거예요.”

순간, 그녀가 혹시 다리가 불편한 분일까 싶어 조심스레 물었다.
“혹시 다리가 불편하신가요?”
그녀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그런데 이상하게 물속에서는 걸음이 잘 안 돼요. 남들은 물속이 걷기 편하다고들 하는데, 저는 늘 벽을 붙들고 물장구만 치게 돼요.”

그제서야 나는 깨달았다. 그녀가 늘 매미에 매달리듯 벽쪽에 붙어서 다리를 살살 움직이던 그 이유를. 그런데 놀랍게도, 그녀가 물속 걷기를 마치고 층계를 오를 때는 두 다리가 멀쩡했고, 걸음도 아주 자연스러웠다.

‘이런 일도 있구나.’
물속에서는 충격이 적어, 나처럼 허리가 불편한 사람도 자유롭게 팔과 다리를 움직일 수 있다. 그런데 그녀는 오히려 물속에서 걷는 것이 어렵다고 했다. 어쩌면 본인도 모르게 근육이나 힘줄이 살짝 어긋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비록 육체의 불편함을 안고 있지만, 그래도 물속에서 한 시간 여유롭게 걸을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새삼 느꼈다. 남의 불편함을 통해 내 삶의 감사 조건을 찾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하루를 지혜롭게 사는 방법이 아닐까.

없는 것, 안 되는 것에 불평하지 말고,
있는 것, 가능한 것에 감사하며,
오늘도 최선을 다해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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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맑음 / 8도 / 수영장 다녀오고, 언니와 산책 그리고 ‘찻집 온’ 다녀오다. / 새벽기도 다녀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