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ver Moon(11월 보름달)이 떴다. 오후에 아직 날이 훤 할때 하늘에 높고 밝게 떠 오른달이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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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언니 집과 교회는 업드리면 코 닿을 만큼 가깝다.

수퍼마켓 앞을 지나는데, 불쑥 말이 나왔다.
“언니, 우리 막걸리 좀 사갈까요?”

언니가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그러자.”

순간, 내가 눈이 휘둥그레졌다.
평소 술이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언니인데, 이게 웬일인가 싶었다.
하지만 괜히 분위기 깨기 싫어서 조용히 입을 닫았다.

그러자 언니가 웃으며 덧붙였다.
“응, 나도 언젠가 막걸리 한 병 사다 놓고 며칠 나눠 마셨었어.”

그 말을 듣는 순간, 속으로 박수를 쳤다.
그래, 나이 들면 이런 여유쯤은 있어야지.
인생이 헐렁해지는 게 아니라, 그냥 편안해지는 거다.

그렇게 우리 자매는 의기투합해서 동네 마켓으로 들어갔다.
막걸리 한 병이 1,500원이라니!
“이게 말이 돼?” 하며 깔깔대며 두 병을 집어 들었다.
세상에, 단돈 3천 원(3불)에 인생의 낭만을 사다니!

집에 돌아와 막걸리 잔을 부딪쳤다.
“자, 우리 수요예배 후의 은혜에 건배~!”
한 잔 쭉— 들이키자, 하얀 막걸리 향이 코끝을 간질였다.
피로가 녹고,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사실 내가 막걸리를 찾은 건 이유가 있었다.
간밤에 새벽 네 시까지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다가
오늘 하루 종일 몽롱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
술기운이 몸을 감싸며 세상이 포근하게 느껴진다.

“인생 뭐 별거 있나.”
어느 사람은 서른에, 또 어떤 이는 마흔, 쉰, 예순에 세상을 떠나는데
나는 이렇게 일흔여섯 해를 버텨내며 아직도 웃고 있으니
이보다 더 바랄 게 뭐가 있을까.

인생은 즐겁다. 랄랄라~ 라라라~
이 밤이 참 행복하고 따뜻하다.
술이 우리 두 자매의 마음을 살짝 흔들어 놓았다.

이제 졸음이 슬그머니 찾아온다.
올커니, 오늘 밤은 푹 잘 자겠구나.
막걸리 한 잔 덕분에— 인생도, 잠도, 다 부드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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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맑음 / 11도 /  수영장 다녀오고 / 산책과 ‘찾집 온’ 다녀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