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피로가 풀리셨어요?”
“그럼, 난 쌩쌩하지.”
오늘이 한국에서 두 달 반을 지내고 빅토리아로 돌아온 지 닷새째 되는 날이다.
오후에 전화 한 통으로 하루가 금세 북적여졌다.
“부모님이 오셨어요.”
“그래? 어머나, 그럼 한번 뵈어야지.난 언제든지 괜찮아. 다음 주 월요일도 좋고.”
잠깐 뜸을 들이더니 그 자매가 다시 말한다.
“혹시… 오늘은 어떠세요? 식사 준비는 안 하셔도 돼요. 저희가 다 가져갈게요.”
“그렇다면 오늘 와도 좋지.” 내가 말했다.
나는 이렇게 자매와 전화를 끊고 두어 시간 누워 쉬었다가 손님 맞을 준비를 했다.
하숙샘은 웃으며 말했다.
“한국 다녀오신 지 며칠 됐다고 벌써 파티예요? 파티의 여왕 맞네요. 맞아. 으 흐 흐 흐”
그러곤 벽난로에 장작을 넣으면서 불을 지펴주었다.
저녁 6시, 예정대로 전화했던 자매가 어머니와 어머니 친구를 모시고 커다란 수시 트레이와 과일 봉지를 들고 들어왔다.
이 자매는 이곳에서 현재 대학에서 공부도 하고 일도 열심히 하는 재원이며, 우리 빅토리아 여성회의 오랜 멤버다.
그녀는 요리도 잘하고 손으로 만드는 걸 좋아해 아이들 행사 때 딸을 데리고 우리 집에 여러 번 왔던 친한 사이다.
식사를 마치고 편하게 둘러앉아서 자연스럽게 수다가 시작됐다.
그리고 곧 화제는 하나로 모였다.
경상도 남편들. 하필이면 모두다 남편이 경상도다.
“우리 남편은 말이 없어도 너무 없어.”
“속은 깊다는데, 그 깊이를 우리가 언제 알겠노.”
“오랫동안 내려오는 가부장제도의 끄트머리가 남아있어.”
그 말에 웃음이 터졌다.
경상도 남편들의 무뚝뚝함은 불만이면서도,
결국은 우리가 제일 잘 아는 농담감이었다.
이곳은 조용하고 겨울이면 비가 잦은 동네다.
사람들이 왁자지껄 모일 수 있는 곳은 대부분 집 뿐이다.
한국에는 근사한 카페가 수없이 많지만,
여기서는 이렇게 집에 모여 밥 먹고 차 마시며
속풀이로 밤을 채운다.
벽난로 불이 타닥거리고
웃음은 끊이지 않았다.
아, 이래서 집이 제일 좋은 모임 장소구나.
12월! 나의 파티는 이미 시작됐다.
조금전에 다녀간 자매로부터 카톡이 아래와같이 들어왔다.
선생님! 설거지를 다 해드리고 왔어야 했는데 오믄서 계속 아쉬웠습니당. 돌아오신지 며칠 안되셔서 피곤하실텐데 감사했습니닷!! 수다도 재밌었고!! 쌤 돌아오셔서 느무 좋아요!! 어여 쉬셔요 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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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흐림 / 10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