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이런 재료들이 눈에 보이면 사정없이 칼질해서 뭔가를 만들어내야 속이 시원한 엘리샤~ 이것도 병이다. (과일 넣은 물김치 – 손님들이 올 무렵에는 새큼하게 잘 익어있을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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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예배를 보고왔다. 전 교인이 모여 아이들의 재롱 유희와 어른들의 합창까지 고루 준비한 아름다운 예배였다. 이제 한해가 저물어 가는 길목에 서 있다. 마지막까지 잘 걸어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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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동짓날이다.
이곳에서는 그냥 평범한 하루이지만, 한국에서는 예부터 동지에 팥죽을 쑤어 먹는 전통이 있다. 동지는 밤이 가장 길고, 이때를 넘기면 다시 해가 길어지기 시작하는 날이라 예부터 액운을 막고 새 기운을 맞이하는 의미로 붉은 팥죽을 먹었다.

하지만 요즘 누가 집에서 팥죽을 끓일까.
대부분 가게에서 사 먹는다.
나도 전주에 있을 때 유명한 팥죽집을 두 번이나 갔었는데, 맛도 훌륭하고 가성비도 최고였다.

그런데 오늘 그 집에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침 아는 분과 통화하던 중이었는데, 한 곳은 포장만 가능하고 식당 안에는 들어갈 수 없다고 해서 다른 집으로 갔다고 한다. 그런데 기다리다 결국 포기하고 집으로 간다는 카톡이 왔다.

제가 대기 61번인데 기다리다 포기하고 집으로 가는 중입니다.
한 사람 포장하러 들어갔다 나오는데도 10분 넘게 걸려서
앞으로 몇 시간은 더 걸릴 것 같아
‘꼭 오늘만 먹어야 되나?’ 싶어 발길을 돌렸네요.
팥죽으로 대박 나겠어요.

나는 이렇게 답했다.
“아이쿠나, 어쩌죠. 집에 가서 라면 끓여 드셔야겠어요.
이러다 라면처럼 물만 부으면 먹을 수 있는 팥죽도 곧 나오지 않을까요.”

동짓날 팥죽 한 그릇이 이렇게 귀한 날이 됐다.
세상은 변했어도, 팥죽 생각나는 마음만은 여전한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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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오랫만에 해가 났다. / 8도 / 교회 다녀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