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에서 운동을 마친 후 치과에 다녀왔다. 요즘처럼 특별한 일정이 없는 날에는 치과에 다녀온 일 하나만으로도 하루의 이야기가 된다.

병원문을 들어서니 리셉션에서 내게”오늘은 의사가 몸이 아파 나오지 못했고, 하이진을 하는 하이지니스트만 근무하고 있다고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의 검사를 받고 싶으면 다음 날로 예약을 다시 잡아줄 수 있다.”고 물었다.

잠시 망설였지만 나는 그냥 오늘 이빨 하이진만 하겠다고 했다.
치과에 오는 일 자체가 내게는 적잖은 스트레스다.
게다가 내 이빨은 특별히 문제될 것이 없다고 스스로 믿고 있었다.

평소에 보지 못했던 새로 온 하이지니스트는 덩치가 상당히 큰 여자였다. 하지만 덩치와는 달리 음성은 고왔고 말투는 무척 상냥했다. 의자에 앉은 내게 마취 젤을 발라주면서 가족은 잘 지내는지, 새해에 좋은 일은 있었는지 묻는 말들이 자연스러워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녀는 남자 친구와 함께 빅토리아에서 살고 있고, 어머니는 조금 먼 곳에 계신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잠깐 놀랐다. 솔직히 말하면 남자들이 선호하지 않을 것 같다는 외모를 먼저 떠올렸기 때문이다. 곧바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사람을 외모로 먼저 판단하려 했던 내 얄팍함이 부끄러웠다. 곧 바로 마음속으로 조용히 회개를 했다.

그녀는 끝까지 친절했고 손길은 섬세했다. 나는 편안한 마음으로 한 시간 동안 하이진을 마쳤다. 치과 의자에 누워 있으면서도 몸이 움쩍거려질때도 있고 두 손을 힘 주어 있을때도 있는데 아주 편안했다.  지금까지 여러 명의 하이지니스트를 거쳐 왔지만, 오늘 만난 ‘에마’라는 이름의 하이지니스트가 단연 최고였다는 생각이 든다.

이빨은 깨끗해졌고 마음도 한 번 더 닦였다는 생각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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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흐림 / 11도 / 수영장에 다녀오고 치과 진료하고 오다. / 밴쿠버에서 작가 심현섭님이 본인 저서 ‘책이 있는 창가’를 보내주셨다. 이 분은 내 책을 구입하셨던 분인데 이렇게 귀한 선물을 보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 내일은 딸이 이곳에 출장오는 날이다. 밴쿠버와 빅토리아의 몇 군데 병원에서 컴퍼런스를 갖는다. / 저녁에 손님이 오기로 되어있다. / 바쁘게 지내는 이 날들이 어찌 감사하지 않으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