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짜서 마시는 사과와 당근쥬스 만들기

나는 우리 7남매 중 막내딸이다. ^^  
오늘처럼 문득문득 엄마 생각이 나는 날이 있다. 돌아가신 지 22년이 지났는데도, 엄마는 아직도 어디선가 불쑥 내 앞에 나타날 것만 같다.

내가 여섯 살쯤 되었을 때의 일이다. 고향은 경남 김해다. 그날 나는 엄마 손을 꼭 잡고 동네 친척 아줌마 댁으로 가는 길이었다. 징검다리를 보자 나는 신이 나서 폴짝폴짝 뛰어다녔다. 엄마 손을 놓지 않으면서도 앞서 가고 싶어 안달하던 작은 손이었다. 엄마는 그런 나를 보며 “천천히 가라, 다친다” 하면서도 손을 더 꼭 잡아주셨다.

그때 내가 말했다.
“엄마, 내가 커서 시집가면 엄마한테 내가 기와집 사줄끼다.”

그 말이 얼마나 귀엽고 대견했는지, 엄마는 살아계시는 동안 심심찮게 그 이야기를 꺼내며 웃으셨다. 나도 그 장면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당시 기와집은 부자들의 상징이었다. 돈 개념도 없던 여섯 살짜리 아이가 엄마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로 기와집을 떠올렸다는 사실이, 지금 생각해도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생각해보면 내가 엄마에게 한 효도라고는, 캐나다로 모셔와 7년 동안 함께 산 것과, 내가 미국에서 사는 동안 엄마가 돌아가실 때까지 매달 용돈으로 100불씩 꼬박꼬박 드린 것뿐이다. 어디 기와집이라니. 헷.

지금 살아계신다 해도 같은 지붕 아래 함께 사는 건 언제든지 환영이지만, 엄마 집을 따로 사드릴 여력은 여전히 없다. 겁도 없이 큰 약속을 해놓고 지키지도 못한 채 엄마는 돌아가셨다. 그래서 가끔 이렇게 생각나는 날이면, 여섯 살짜리 내가 엄마 손을 꼭 잡고 징검다리를 건너던 그 장면 앞에서 조용히 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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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비는 오지만 기온은 높다. / 10도 / 수영장 다녀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