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sican : 겨울 끝무렵 초봄에 피는 꽃 (수수하지만 은은한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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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터지면 꼭 한꺼번에 겹친다. 지난주와 오늘까지가 그랬다.

1. 자동차 브레이크 액 경고등

목요일, 수영장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갑자기 계기판에 “딴!” 하며 빨간 불이 들어왔다.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 확인해 보니 브레이크 액(Brake fluid) 부족 경고였다.

아니, 지난 12월에 브레이크 포함 전면 점검을 했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급히 정비소에 전화했더니 일단 가져와 보란다. 어쩌면 어딘가에서 조금씩 새고 있을 수도 있다며 정확한 것은 점검해 봐야 한단다. 달려가 보았지만 그날은 수리가 안 되고 금요일에 다시 오란다.

빨간 불을 그냥 두고 다닐 수는 없어서 가까운 곳에서 브레이크 액을 사서 보충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일단 불은 꺼졌다. 그러나 마음은 여전히 불안하다.

**자동차는 오늘 찾아왔다. 휴~


2. 안경 다리 ‘뚝’

그렇게 집으로 오는 길, 이번에는 차 안에서 안경 다리 한쪽이 갑자기 ‘뚝’ 하고 떨어졌다.

헐.

바로 코스코로 달려갔다. 혹시 붙여줄 수 있나 물었지만 같은 모델의 부품이 없다고 한다. 결국 새 안경을 맞춰야 할 상황. 비용은 약 500불.

브레이크도, 안경도… 돈 달라고 난리다.


3. 냉동고 아래 물이 샌다

어제 오후에는 하숙 선생님이 부르셨다.

“엘리샤 씨 빨리 와 보세요, 냉동고 밑에 물이 새요.”

이건 또 무슨 일인가. 그런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오전 내내 냉동실 속 식품들을 김치 냉장고와 일반 냉동칸으로 옮기고, 얼음을 떼어내고, 비눗물로 닦아내고… 다리품을 얼마나 팔았는지 모른다. 일단 내부를 모두 비웠다. 내일 충분히 말린 뒤 어디에서 새는지 확인해야 한다. 수리가 안 되면 새로 사야 할지도 모른다.

또 한 번, “헐~”.


4. 정부 서류 확인 – 마지막 클릭의 시험

매년 이맘때 오는 정부 서류, 내가 여전히 이 집에 거주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다. 늘 해오던 일인데, 이상하게 이번에는 마지막 클릭을 앞두고 괜히 불안해졌다.

혹시 잘못 입력한 건 없을까?

사이트를 닫고 다시 열어 Declaration Code와 Letter ID를 입력했다. 잘 넘어갔다. 그런데 또 마지막 순간에 불안해져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다.

이번에는 메시지가 뜬다.
“이미 한 번 입력된 번호입니다.”

헐.

사이트를 닫고 “내일 하지 뭐” 하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다. 30분 후 다시 시도했지만 결과는 같다.

찬찬히 서류를 다시 읽어보니 해결 방법이 보였다. 바로 다음 칸에 ‘재시도(Resume)’ 버튼이 있었다. 그곳으로 들어가니 아까 입력했던 정보가 그대로 저장되어 있었다. 마지막 클릭.
2분 뒤 확인 번호가 도착했다.

휴.

그래도 지나간다

브레이크 경고등, 안경 파손, 냉동고 누수, 정부 서류 오류까지.
며칠 사이에 몰아서 찾아온 일들이다.

그때는 “왜 이래?” 싶지만,
하나씩 풀고 나면 또 지나간다.

삶은 늘 우당탕탕이다.
그러나 결국, 마지막 클릭은 가볍게 눌러진다. 으 하 하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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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맑음 / 5도 / 자동차는 찾아서 수영장 다녀왔다. 강사있을때는 못갔고 오후에 나 혼자 둥둥 떠 다니며 운동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