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에 이어 오늘도 딸아이에게서 김치 이야기로 카톡이 왔다.
아침에 깍두기를 담갔는데, 그 모습을 보던 사위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Tim said today when I was making 깍두기 — What is this?! Is this a Korean Kimchi factory?

그러니까 사위가 딸한테 지금 한국 김치 공장을 차렸느냐며 장난스럽게 놀렸다는 것이다.
그 말을 전하는 딸의 목소리에는 묘한 자부심이 묻어 있었다.
“엄마, 나 이제 깍두기도 담가.” 하는 식이다.

나 역시 어제 밴쿠버에서 오는 분이 있어 배추와 무를 한 박스씩 부탁해 두었는데, 낮에 김치를 한 박스 담갔다. 밭에서 싱싱하게 자란 케일도 수북이 데쳐 숨을 죽여 무채와 함께 속에 넣어 버무렸다. 저녁 식사 때 내놓았더니 하숙샘이 “아, 맛있다”를 연발하며 땀 흘리며 먹으면서 젓가락을 내려놓지 못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내일은 코스코에 가서 굴도 한 통 사다가 갈아 넣어 볼 생각이다.
음… 생각만 해도 꽤나 맛있는 김치가 될 것 같다.

이틀 동안 딸과 내가 김치 이야기로 이렇게 웃고 떠드는 시간을 갖게 된 것도 참 기쁜 일이다. 해마다 백 번이 넘게 비행기를 타고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는 딸아이(승무원은 아니다)가, 바쁜 틈 속에서도 집에서 김치를 담그고 있다는 사실이 대견하기도 하다.

어쩌면 이런 소소한 음식 이야기들이 우리 모녀를 더 가깝게 이어 주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평생 단 한 번도  싸운 적이 없다. 늘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때로는 위로자가 되고, 때로는 웃음의 상대가 되어 준다.

생각해 보니 김치가 단순한 음식만은 아닌 듯하다.
멀리 떨어져 살아도 마음을 이어 주는, 우리 모녀만의 작은 끈 같은 것 말이다.

저녁은 닭 가슴살로 튀김을 했는데 납작하게 자른 가슴살을 우유에 약 15분간 적셔 놓았다가 소금, 후추를 뿌린 후 밀가루로 옷 입히고 계란에 목욕시킨 후 빵가루로 두툼한 겨울 옷을 입힌 후 튀기니까 속살이 부드러워서 참 맛 있었다.

날씨 : 11도 / 흐림 / 수영장 다녀오다. / 김치 담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