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다가 문득 옛날 이야기가 떠올랐다.
불과 오십 년 전만 해도 우리는 음식을 먹기 전에 손을 씻는다는

개념조차 없이 살았다가 약 35년 전 부터 학교에서 위생 교육이 시작됐다.

흙 묻고 땀에 젖은 손으로 그대로 음식을 집어 먹었고,
하루 종일 리어커를 끌며 엿을 팔던 아저씨 주변에는
아이들이 몰려들어 시커먼 손으로 엿을 집어 먹곤 했다.

하숙샘과함께 그 시절 이야기를 나누다가
둘이서 한바탕 크게 웃고 말았다.

지금 생각하면 “어머나…” 싶지만
그때는 그게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골목 어귀에서
“엿—! 엿—!”
하는 소리가 들리면
아이들은 어디선가 쏜살같이 모여들었다.

리어커 위에 올려진 엿판,
번들번들 윤이 나는 엿 덩어리,
그리고 가위로 “딱, 딱” 잘라내는 그 소리.

그 순간만큼은
세상 모든 아이들의 눈이 반짝였다.

주머니에 동전이 있는 아이는 더 신이 났고,
없는 아이는 옆에서 군침만 삼키며
친구가 한 조각 떼어주길 은근히 기다렸다.

엿은 단순한 간식이 아니었다.
그 시절 우리에게는
작은 사치였고,
달콤한 위로였고,
잠시나마 배고픔을 잊게 해주는 선물이었다.

손이 더러워도 괜찮았고,
먼지가 날려도 괜찮았다.
그저 입안에 퍼지는 그 달콤함 하나면 충분했다.

지금은 무엇이든 깨끗하고 넘쳐나는 세상이 되었지만
그때 그 엿 한 조각만큼
마음을 설레게 하는 단맛은
어쩌면 다시 만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지나간 그 시절의 모든 풍경이
이렇게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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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흐림고 비 / 14도 / 수영장 다녀오다. / 내일 점심은 옛 교인 한분이 방문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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