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우리 집에 하숙을 시작하신 뒤로, 선생님도 손님 맞이 하는일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아침에 선생님께서 내게 물으셨다.
“내일 밴쿠버에서 손님들이 오는데, 간식을 준비해야 하지 않겠어요?”
나는 웃으며 “만들면 좋지요.” 하고 답했다.

대화를 마치자마자 나는 캐비닛에서 견과류와 대추를 꺼내왔다.
선생님이 “오늘을 내가 도울께요.” 하시면서 칼을 잡으셨다.
며칠 전, 내 오른쪽 검지가 칼에 살짝 베어 아직 불편했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예전에 서브웨이를 운영하신 경험이 있어 칼을 다루는 손길이 제법 능숙하고 안정되어 있다.

이렇게 준비한 간식을 냉장고에 넣어두니, 내일 후식은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점심과 저녁에 쓸 식재료도 미리 정성껏 준비해 두었다.

사람을 만나 함께 식사를 나누는 일은 참으로 즐거운 일이다.
세 사람 가운데 두 분은 처음 뵙는 분들이라, 그분들이 어떤 삶을 살아오셨을지 자못 궁금해진다.

우리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일은 그 자체로 설렘이다.
그 덕분에 냉동실도 말끔히 정리하고, 집안 구석구석을 깨끗이 청소하게 되었다.

새로운 손님을 맞는다는 것은 곧 그분들의 삶을 마주하는 일이다.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을 떠올리며, 그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본다.

방문객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인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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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맑고 구름끼고 / 11도 / 집콕~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