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방문한 분과 식사후 이런얘기 저런얘기를 나누었다. 이분은  과거 선생님이었는데 그때 아이들이 하던 얘기를 들려주었다. 한 아이가 다른아이로부터 놀림을 당하거나 욕을 먹었을때 ‘반사’라고 말하며 그것을 곧바로 되돌려준단다. 그러고는 상처받지 않고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그 아이와 놀곤 했다는데 상당히 지혜로운 말이다.
우리 어린 시절에는 기분나쁜 소리를 들으면 씩씩거리고 가서 싸움을 건다든가 마음 약한 아이는 훌쩍 거리고 울기가 일수였는데 어떻게 요즈음 아이는 어찌 그리 영리한지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반사.”

그 말 한마디에 상황이 뒤집힌다. 던진 사람이 도리어 그 말을 되돌려 받는 느낌. 듣는 사람은 상처받지 않고, 말한 사람은 괜히 머쓱해진다. 싸움도 아니고, 그렇다고 참기만 하는 것도 아닌 묘한 지혜다.

살다 보면 우리는 크고 작은 말들에 부딪히며 산다. 때로는 이유 없이 날아오는 말에 마음이 찌르듯 아플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똑같이 되받아치고 싶은 마음이 올라오지만, 그러면 결국 서로 상처만 더 깊어질 뿐이다.

그런데 ‘반사’라는 태도는 조금 다르다.
상대의 말을 내 안으로 들이지 않고, 그대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마치 마음에 작은 방패를 하나 들고 있는 것처럼.

“그 말, 나는 받지 않을게. 다시 가져가.”
소리 내어 말하지 않아도, 마음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생각해보면, 남의 말이 나를 아프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말을 내가 붙잡고 있기 때문에 아픈 것인지도 모른다.

툭— 하고 놓아버리면,
그 말은 다시 바람처럼 흩어져버린다.

어린아이의 “반사” 속에는
어른들이 잊고 지내는 지혜가 숨어 있다.

싸우지 않고,
상처받지 않으면서,
상대를 이기는 가장 부드러운 방법.

오늘도 혹시 누군가의 말이 마음을 건드린다면,
조용히 속으로 이렇게 말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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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맑음 / 15도 / 수영장 다녀오다. 내일 저녁 부부가 식사하러 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