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전정훈 목사님으로부터 한 메시지를 전달받았다.
이 내용은 모든 목자들에게 보내졌고, 다시 목자가 목원들에게도 나누어 달라는 부탁이었다.

앞으로 9주 동안 성경 『에스라』를 함께 공부하게 되는데,
설교에 해당되는 구절들을 필사하라는 것이다.
‘해보면 좋겠습니다’가 아니라, 단호하게 **“필사하자”**였다.

순간, 마음속에서 작은 탄성이 나왔다.
“헐~ 뭐지?”
나는 아직 한 번도 성경을 필사해 본 적이 없다.
읽는 것도 쉽지 않은데, 필사라니…

그러나 어쩌랴.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숙제를 내주시는데 어찌 안 할 수 있겠는가.
늦게나마 모범생 흉내라도 내보자는 마음으로
교회에 가기 전, 오늘 설교말씀 듣게될 에스라 1장 1절부터 11절까지를 천천히 옮겨 적어 보았다.

그런데 이게 글씨인가. 그야말로 ‘개발새발’이다.
한때는 내 필력도 나쁘지 않았는데,
붓글씨도 제법 쓰고 펜글씨도 제법 멋을 냈었건만,
오늘의 글씨는 차마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래도 이것도 나름의 ‘예술’이라 우겨본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이렇게 한 자 한 자 적어 내려가다 보니
에스라의 내용이 이전보다 훨씬 또렷하게 들어왔다.
연대도 찾아보게 되고,
페르시아 왕 고레스(바사 왕)가 하나님의 감동을 받아
유다 백성들을 고향으로 돌려보내는 장면도
이전보다 훨씬 생생하게 이해되었다.

생각해 보니, 나는 예전부터
누군가 시키면 순순히 따라 하던 ‘순한 학생’ 기질이 있었다.
세월이 이렇게 흘렀는데도
아침에 받은 숙제를 그날 바로 해치운 나를 보니,
조금은 스스로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이히히…
나, 아직도 꽤 괜찮은 학생 아닌가?
(아무도 안 듣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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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맑음 / 14도 / 교회 다녀오다. / 김준희, 조수아부부의 첫 아들 ‘소운’이의 축복 기도가 있었다. 소운이가 너무나 귀엽다. 밤에 잠도 잘 잔다고하니 부모에게 사랑받을 아들임이 틀림없다.

예배 후 청년들과 전목사님이 공원에서 농구 놀이를 했단다. 젊음이 부러운 이 밤이다. 아직 올림픽에는 못나가고 있지만 열심히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