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주일은 나에게 꽤 분주한 날이다.
우선 대표 기도 차례이고, 우리 ‘한마음 목장’이 친교 담당이다. 그런데 가장 중심이 되는 장로님 부부가 밴쿠버에 있어서 내일 교회 참석이 어렵다. 게다가 우리 목원 중 가장 젊은 남자 집사도 일 때문에 예배 시간에만 겨우 참석할 수 있다고 한다.
나는 허리가 온전치 않아 겨우 버티는 수준이고, 우리 집 하숙샘은 모두가 알다시피 팔순을 넘기신 분이다. 헐… 헐…
고민은 오래 하면 건강에 좋지 않다.
당장 목자들 단톡방에 이 사실을 크게 알렸다. 거의 “빵빠라빵빵” 하는 심정으로 말이다.
그런데 두어 시간이 지나도 아무 소식이 없다.
‘씨~ 보자, 니들 힘들 때 나도 안 도와줄꺼다.’ 하는 심술궂은 마음이 올라왔다.
생각다가 작년까지 같은 목장에 함께했던 여자 집사 두 사람에게 따로 연락을 했더니, 흔쾌히 일찍 와서 도와주겠단다. 휴~ 일단 한숨 돌리고, 땀 한 번 닦는다.
잠시 후 목자 대장에게서 연락이 왔다. 도와드려야 하는데 일 때문에 전혀 시간이 안 된다고, 미안하다는 톡이다. 그래도 나는 연락 준 것이 고마워 “괜찮아요” 하며 마음을 다독인다. 이미 두 분을 확보(?)했으니 한결 편안해졌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 더 지나자 카톡이 주르르 들어오기 시작한다.
남자 집사들이 여기저기서 “나요, 저 도우러 갑니다.”
“저는 끝나고 뒷정리 맡겠습니다.” 하며 벌떼처럼 몰려온다.
하이고야… 끙끙대며 골치 아프던 고민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제 나는 다시 기도문을 들여다본다.
그런데 이상하다.
글은 매일 잘 쓰는데, 왜 말은 이렇게 매끄럽게 안 나올까.
영어도 줄줄 못하면서 한국어도 줄줄 안 나온다.
헉… 헉… 숨만 차다.
그래도 우리가 누구인가.
하나님의 딸 아닌가.
조금 더듬거리는 목소리로 기도해도 중심을 아시는 하나님께서 귀엽게 봐 주시겠지.
행복한 고민을 안고 이층으로 올라간다.
오늘도 대박 인생이다.

날씨 : 맑음 / 14도 / 집 콕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