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누구냐.
대한의 딸들이다.

봄만 되면 산이 부르고, 들이 손짓한다.
“얘들아… 고사리 나왔다…”
이 소리에 또 마음이 뒤숭숭해지는 계절이다.

사실 나는 몸도 부실한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한 번 더 따보자!”
이 묘한 결심이 또 슬며시 올라온다.

하숙 선생님은 고사리를 안 드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을 너무 잘 아셔서
기꺼이 운전기사로 나서주신다.
이쯤 되면 이건 우정이 아니라 거의 사명감이다.

나는 걷다가 힘들면
벤치만 보이면 앉는다.
고사리는 안 보이는데
벤치는 왜 그렇게 잘 보이는지…
참 이상한 일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코이챤 레이크 근처에
우리만 아는 비밀 장소가 있었다.

거기 가면 “이건 고사리 밭인가, 천국인가”
싶을 정도로 풍성했는데,

3년 전부터
나무가 우거지더니
고사리는 가늘어지고
씨는 말라버리고…
흥이 뚝 떨어졌다.

그렇다고 우리가 포기할 사람들이냐. 아니다.
절대 아니다.

“여기 아니면 저기지!”
“저기 아니면 더 깊이 들어가지!”

그 보들보들한 고사리 대를
한 번 꺾어야 속이 풀린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

집에서 채소 키우려면
몇 달 동안 물 주고, 거름 주고,
잡초까지 뽑아줘야 하는데—

산에서는
보이기만 하면
“똑! 똑! 똑!”

이 한 번의 손맛에
대한의 아짐마들,
정신을 못 차린다.

따서 삶고, 말리고, 손질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닌데,
봄만 되면 또 목숨 걸고 나선다.

참…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일이다.

어제도 두루 살펴보니
이미 먼저 온 선수들이
고사리 대가리를
몽땅 다 잘라갔다.

“세상에… 이런 외진 곳까지 와서들…!”
혀를 차다가 문득 깨닫는다.

…잠깐.
나도 지금 여기 있네?

허허—
결국 나도 그 대열에 서 있는 셈 아닌가.

** 계곡도 내려다보고 싱싱한 풀잎들의 활기찬 모습도 감사하며 몇 시간 나들이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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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흐리다가 갬 / 14도 / 수영장 다녀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