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아는 분으로부터 이런 카톡이 왔다.

“한국에서 21일 도착하는 가족이 있는데 방을 구하기가 힘들어서요. 열흘 정도 머물 수 있을까요?” 이분은 해마다 여름이면 이렇게 갑작스럽게 연락을 해오는 분이다.

그렇게 연락을 받은 가족들이 오늘 우리 집에 와서 저녁을 먹고, 두어 시간 전 잠자리로 올라갔다. 비행기가 조금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예정 시간보다 한 시간 늦게 왔고, 아이 둘은 얼마나 피곤했는지 저녁도 먹지 않고 그대로 곯아떨어졌다.

혹시 밤중에 깨서 배가 고프다고 할까 봐 컵라면 한 박스를 부엌에 갖다 놓으며 아빠에게 말했다.

“아이들이 배고프다고 하면 이거 하나씩 주세요.”

이렇게 우리 집은 내가 초대해서 오는 손님도 있고, 때로는 전혀 모르던 사람들이 갑자기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물론 오늘손님 처럼 적당한 경비를 내고 머물다 가는 가족들도 있다.

여름이면 우리 집은 빈방이 있는 날이 드물다. 아는 분들이 찾아오는 것도 반갑고 즐겁지만, 오늘처럼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머물며 내 용돈까지 벌어주는(?) 손님도 꽤 재미있다. 무엇보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식탁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내가 평소 접하지 못했던 세상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다.

그런데 오늘 온 젊은 부부가 비행기에 김치를 무려 두 통이나 싣고 왔다. 나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웃으며 말했다. “아니, 요즘이 어느 시대인데 김치를 비행기에 싣고 와요?” 그러자 조용하고 얌전한 아내가 말했다.

“울 시어머님이 외국에 나가면 그래도 김치가 있어야 한다고 하시면서, 제가 아무리 말려도 꼭 가져가라고 하셨어요.” 하이고, 김치라면 또 엘리샤인데! 그런데 한국에서 담근 김치를 두 통씩 들고 들어온 이 손님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그래도 시어머님께서 정성껏 담가주신 김치를 며느리가 차마 외면하지 못하고 먼 길까지 가져온 것을 생각하니, 그 마음이 참 기특하기도 하다.

마침 이런 사연을 미리 짐작이라도 했던 것일까? 오늘 김치냉장고에 살짝 붙어 있던 얼음까지 깨끗이 떼어내고 정리를 해놓았더니, 한국에서 날아온 김치통 두 개가 마치 제자리를 찾았다는 듯 얌전히 들어가 앉았다.

역시 한국 사람은 김치 없이는 못 사나 보다.

김치, 김치, 또 김치!

오늘 밤 나는 김치 두 통을 비행기에 싣고 온 젊은 부부 덕분에 한참을 웃었다. 사람이 오고, 이야기가 오고, 김치도 오고… 오늘 밤은 김치 두 통이 우리 집에 작은 웃음까지 가져다준 즐거운 밤이었다.

날씨 : 22도 / 제법 더운 날씨였다. / 수영장 다녀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