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들이 떠나고 나는 다시 평소의 일상으로 돌아왔다. 매일 하던 대로 수영을 다녀오고, 틈틈이 《로마인 이야기》 제4권을 읽기 시작했다. 약 500페이지나 되는 두꺼운 책인데 5분의 1을 읽었다. 제4권과 5권은 율리우스 카이사르에 관한 얘기들인데 무척 재미있다.
카이사르는 단순히 전쟁을 잘하고 정치를 잘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에게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묘한 매력과, 자신에 대한 엄청난 확신이 있었다.
그 성격이 가장 잘 드러나는 이야기가 젊은 시절 해적에게 붙잡혔던 사건이다.
로도스 섬으로 유학을 가던 카이사르는 해적에게 납치되었다. 해적들은 그의 몸값을 20탈렌트로 정했다. 그런데 카이사르는 오히려 화를 냈다. “나를 고작 20탈렌트짜리로 보다니!”그러면서 스스로 몸값을 50탈렌트로 올렸다.
보통 사람이라면 제발 몸값을 낮춰달라고 사정했을 텐데, 카이사르는 정반대였다.
“나는 내가 누구인지 안다.” 이런 자신감이 젊은 카이사르에게는 있었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것은 그의 돈 씀씀이다.
카이사르는 대단한 독서가였다. 당시 책은 지금처럼 흔한 물건이 아니었다. 값비싼 파피루스에 글을 써 두루마리로 만들어야 했으니 책 한 권을 갖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그런데도 그는 지식과 교양을 얻는 데 돈을 아끼지 않았다.
훗날 《갈리아 전쟁기》와 《내전기》를 직접 남긴 것을 보면, 그가 단순히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 아니다. 그렇다고 책에만 돈을 쓴 것도 아니다.
옷차림에도 신경을 썼고, 친구들에게도 아낌없이 돈을 썼다. 사람을 얻는 데 돈을 쓰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 결과 젊은 시절에는 엄청난 빚을 지기도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그에게서 떠나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성공을 바라는 사람들이 생겼다. 특히 막대한 돈을 빌려준 크라수스 같은 사람에게는 카이사르의 성공이 곧 자신의 이익과도 연결되어 있었다.
여자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연인 세르빌리아에게 선물한 진주는 무려 600만 세스테르티우스였다고 한다. 현대의 돈으로 정확히 환산하기는 어렵지만, 당시로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금액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카이사르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은 그가 돈을 많이 썼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책에는 지식을 얻기 위해 돈을 썼고, 친구에게는 사람을 얻기 위해 썼으며,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썼다. 그리고 자신의 꿈과 미래를 위해서는 엄청난 위험까지 감수했다. 돈을 아끼지 않았지만 아무 데나 쓴 사람은 아니었다.
내가 다시 태어날때 남자로 태어날 수 있다면 나도 한번 율리우스 카이사르처럼 멋지게 살아보고 싶은것이 나의 꿈이기도 하다. ㅎㅎㅎ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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