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내내 하숙샘이 안 보인다.
자동차는 밖에 그대로 있는데… 어디 가셨을까?

나는 나대로 집안 구석구석을 치우느라 바빴다. 손님들이 떠난 뒤 밀린 세탁이며 방 청소, 실내 베큠까지 한꺼번에 해치웠다.

그런데 오늘은 나에게도 작은 사건이 있었다.
사고 이후 처음으로 내가 직접 베큠을 들고 2층까지 올라간 것이다.

무거운 베큠을 들고 올라가 방 3개와 욕실 2개를 청소하고, 계단까지 깨끗하게 치웠다.
예전 같으면 아무 생각 없이 했을 일이었는데, 이제는 이것도 나에게 꽤 큰일이다.

‘어? 나 힘이 많이 좋아졌네?’

최근에 열심히 하고 있는 PEMF Therapy 덕분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사고 이후에 베큠청소는 오늘이 처음이다. 수영장에서 열 바퀴를 휙휙 도는 것도 그렇고, 예전보다 몸에 힘이 붙은 게 느껴진다.

청소를 다 끝내고 하숙샘을 찾아 나섰다.
그런데 그린하우스 옆에서 뭔가를 열심히 꼼지락거리는 모습이 보인다.

가까이 가보니…

글쎄! 사슴 집을 만들고 있는 게 아닌가!

그린하우스 안에 짚을 깔고, 물통을 갖다 놓고, 잘라 놓은 야채까지 박스에 한가득 담아놓았다. 그것도 모자라 사슴을 유인해서 집 안으로 데려오겠다며 문 앞부터 길가까지 사과를 하나씩 드문드문 놓아두었다. 나는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났다.

“이건 뭐지?
아예 사슴하고 같이 사는 게 낫겠네!”

하숙샘 말로는 간밤에 비가 조금 내려 사슴이 젖은 채 늦게 자기 집으로 갔단다.
그래서 다시 나타나면 꼭 이곳에서 편하게 재우겠다고 한다.

헐~ 뭐 이렇게 사슴에게 진심을 쏟아! 그래도 나는 하숙샘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사슴을 위한 작은 집까지 만들어주는 사람.
샘, 최고다! ❤️

날씨 : 약간 흐리지만 햇볕도 종일 나오고 있다. / 바람이 조금 분다. / 17도 / 수영장 다녀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