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ch Drive 2026 – 조금 더 가까이 가고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던 중이었다. 좁은 길에서 한 할매가 누워서 노를 젓듯 팔을 휘저으며 내 쪽으로 오고 있었다. 가까이에서 맞닥뜨리고 보니, 누워 있는 그녀의 뒷통수에는 눈이 없다. 더구나 물속에서는 몸을 재빨리 움직이기도 어렵다. ‘어쩔 것인가?’ 나는 재빨리 몸을 피했다. 물속이라 생각만큼 빠르게 움직여지지는 않았지만, 거의 부딪힐 뻔한 순간 몸을 옮겼다. 그제야 나를 발견한 할매가 당황한 얼굴로 “Sorry! Sorry!”를 연발한다. 나는 웃으며 “It’s okay. No problem.” 하고 대답했다. 서로 마주 보며 웃었다. 그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 앞의 할매는 나의 상황을 알지 못한다. 그저 자기 방식대로, 자기 길을 따라 팔을 저으며 오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어쩔 것인가? 내가 피하면 된다. 인생도 이와 비슷한 순간을 참 많이 만난다. 상대가 자기 생각에만 빠져 내 상황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자기 이야기만 한다면, 나는 답답하고 어이가 없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때마다 맞서 싸울 필요는 없다. 어린아이와 어른이 서로 힘겨루기를 하지 않듯이, 때로는 상대의 생각이 아직 그만큼 자라지 못했음을 받아들이는 것도 지혜일 것이다. 내 상황은 보지 못한 채 자기 길로만 팔을 저으며 다가오는 사람을 만났을 때, 우리는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싸울 것인가? 아니지. 그냥 피하면 된다. 피하는 것은 지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상대를 이기는 것보다 내 마음을 지키는 것이 더 큰 승리이기 때문이다. ‘피하는 길’이라는 지혜. 고마운 할매 덕분에 오늘 밤 나는 또 하나를 배운다. 모든 길에서 부딪칠 필요는 없다. 때로는 한 걸음 비켜서는 것이 가장 현명한 길이다. 물속에서 건져 올린 작은 깨달음 하나를 오늘도 내 글 속에 살며시 담아둔다. 날씨 : 맑고 고요함 / 19도 / 수영장 다녀오고 그림 그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