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에 **“Less is more.”**라는 말이 있다. 적을수록 더 많아진다.

요즈음 한련화를 그리고 있다.
그런데 그림을 한참 들여다보고 있으면 이상하게 마음이 답답하다.

“왜 이렇게 답답하지?” 한참을 바라보다가 혼자 중얼거렸다.

“음…… 뭐가 너무 꽉 찼어. 숨이 막히겠네.”

그런데 오늘 수영을 다녀와 다시 그림 앞에 앉으니, 그 답답함의 이유가 눈에 들어왔다.
한련화 잎을 너무 빽빽하게 그려 넣은 것이다.

조금 과감하게 손을 댔다. 빽빽하게 들어찬 잎 사이에 검정색으로 공간을 만들고, 그곳에 꽃을 더 넣어볼 생각이다. 그러자 그림이 조금씩 숨을 쉬기 시작했다.

아하! 생각해 보니 이것은 그림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무엇이든 너무 많으면 오히려 효과가 줄어든다. 말도 그렇다. 하고 싶은 말을 자꾸 반복하면 듣는 사람은 지친다. 글도 좋은 생각을 너무 많이 넣어 장황해지면 읽는 사람은 중간에 책을 덮는다. 연설도 마찬가지다. 핵심을 한두 마디로 딱 전하는 것이 긴 설명보다 오래 기억될 때가 있다.

부모의 잔소리도, 사람 사이의 관계도 다르지 않다. 사랑, 고마움, 미안함을 꼭 길게 설명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짧은 한마디면 충분하다.

“고마워” / “미안해”/ “괜찮아” / 사랑해”

말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침묵하고, 내려놓아도 되는 것은 내려놓고, 비워야 할 것은 과감하게 비워낼 때 비로소 새로운 것이 들어올 자리가 생긴다.

오늘 한련화를 그리며 나는 그림보다 더 큰 것을 배웠다. 비움은 아무것도 없는 것이 아니다. 소중한 것이 들어올 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적게 그려서 더 아름답고, 적게 말해서 더 오래 남고, 조금 비워서 오히려 더 풍성해지는 것.

어쩌면 이것이 Less is more가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삶의 지혜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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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흐리다가 맑아짐 / 17도 / 수영장 다녀오다. / 평범한 하루 속에서 작은 기적을 만나고 잠 자리로 이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