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ch Drive 2026 사인끝나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영화 《아마데우스》에는 내가 무척 재미있게 기억하는 장면이 있다.

모차르트의 하숙집 아줌마(나중에 장모)가 모차르트를 붙잡고 신경질적으로 잔소리를 퍼붓는다. 그런데 이 천재 작곡가는 그 고함 속에서도 음악을 듣는다. 하숙집 아줌마의 날카로운 목소리는 어느새 오페라 《마술피리》의 화려한 **〈밤의 여왕의 아리아〉**로 변한다.

물론 영화적 상상이다. 하지만 얼마나 기발한가! 보통 사람이라면 귀를 막고 그 자리를 피했을 텐데, 모차르트에게는 그 소란마저 음악의 재료가 되었으니 말이다.

누군가에게는 잔소리인 것이, 예술가에게는 영감이 될 수도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오늘 아침, 수영장으로 가는 차 안에서 우리 집에도 작은 ‘모차르트 사건’이 벌어졌다.

하숙 선생님은 나이가 들면서 요즘 주로 내가 운전을 한다. 그런데 옆자리에 앉아 운전 훈수를 자주 한다.

“아, 글쎄 제가 알아서 운전한다니까요.”

그러면 곧바로 한마디가 날아온다.

“이봐요. 지금 우회전하면서 모퉁이를 살짝 건드려서 털커덕 했잖아요.”

가만히 생각해 보니 참 묘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가 하숙 선생님에게 하던 잔소리였다.
그런데 이제는 그 잔소리를 내가 고스란히 돌려받고 있다.

세월은 참 공평하다.

우리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키득키득 웃다가 문득 모차르트 이야기를 꺼냈다.

“모차르트도 하숙집에서 잔소리를 들으면서 그걸 오페라로 승화시켰다잖아요.”

“아, 그러고 보니 영화 《아마데우스》에 그런 장면이 있었지요.”

그러다 내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러면 선생님도 오늘 피아노 한번 치면서 ‘하숙집 할매 잔소리 듣기 힘들다!’ 하고 소리 한번 질러보세요.”

그랬더니 하숙 선생님은 그렇게 해서 스트레스를 풀겠다며 흔쾌히 응했다.

저녁을 먹고 나는 하숙 선생님을 피아노 앞에 앉혔다.

“아는 곡 있으면 한 곡 쳐보세요.”

하숙 선생님은 짧은 동요를 절반쯤 더듬더듬 치더니 갑자기 두 팔을 쫙 벌리며 외쳤다.

“아~ 하숙집 할매 잔소리 듣기 힘들다!”

나는 그만 웃음이 터졌다.

모차르트는 잔소리를 오페라로 승화시켰다는데,
우리 집 하숙생은 과연 어떤 기분으로 그 소리를 질렀을까?

그런데 지금 이 시간, 하숙 선생님 방에서는 영화 《아마데우스》가 흘러나오고 있다. 가끔씩 “크크크…” 웃는 소리도 들린다. 그래, 꼭 유명한 오페라를 만들 필요야 있겠는가. 때로는 마음속에 쌓인 말을 한바탕 소리 내어 털어내고, 서로 웃으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건강한 삶일 수 있겠다.

모차르트에게 잔소리가 음악이었다면,
우리에게 잔소리는 웃음이 되었다.

아차, 인생이 어차피 연극이라면 오늘도 우리는 각자의 역할을 맡아 한바탕 웃고 막을 내리면 그만이지 않을까?

그리고 내일 아침이면 또 새로운 장면이 시작될 것이다.

날씨 : 맑음 / 19도 / 수영장 다녀오고 / 제시카와 미술 공부하고 / 저녁에 옛 교우님이 찾아와서 추석 음식을 가득히 가져다 주어서 잘 먹었다. 너무 감사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