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련화 Touch up (많이 더 수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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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하숙샘과 영화 《아르고》 이야기를 하다가 일이 커졌다. 영화 이야기가 어느새 열띤 토론이 되었고, 우리는 둘 다 씩씩거리며 언성을 높이고 있었다. 《아르고》는 1979년 이란 혁명 당시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미국 대사관이 점거되는 혼란 속에서 빠져나와 캐나다 외교관의 집에 숨어 있던 미국인 6명을 1980년 1월 이란에서 탈출시킨 이야기다.

주인공 토니 멘데즈는 실제 CIA 비밀공작 요원이었다. 화가였던 그의 전문 분야는 위장과 위조, 그리고 뜻밖에도 영화와 분장에 관한 지식이었다.

CIA는 기막힌 작전을 세웠다.
가짜 영화 제작사를 만들고, 토니 멘데즈가 영화 제작팀으로 위장해 이란에 들어간 뒤, 숨어 있던 미국인 6명에게 영화 촬영팀이라는 신분을 만들어 주어 함께 빠져나오는 작전이었다.

그런데 하숙샘이 딱 걸고 넘어진다.

“아니, 그게 어떻게 말이 돼요?”

“뭐가요?”

“캐나다에서 두 사람이 들어가서 여섯 명을 데리고 나오면 공항에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겠어요?
‘
그럼 저 여섯 명은 언제 이란에 들어왔습니까?’ 하고 묻지 않았을까요? 나는 그게 이해가 안 돼요.”

나는 답답해서 말했다.

“샘, 그냥 ‘아, 그런 일이 있었구나’ 하고 보면 되지요. 왜 무슨 일이든 그렇게 꼬치꼬치 따져요? 그리고 그 당시에는 컴퓨터 시스텀이 없었던 때라서 그렇게 면밀히 첵업을 못했던 시절이기도 했구요.”

그러자 하숙샘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아니, 의문을 가져야지요. 사람이 그냥 생각만 하고 넘어가면 무슨 발전이 있어요? 꼼꼼하게 따져서 ‘아, 정말 그렇게 됐구나’ 하고 납득이 되어야지요. 나는 자꾸 의문이 생기는데 어떡해요?”

아이고, 또 시작이다.

“선생님이 다 몰라서 그래요. 실제로 캐나다에서 이 사람들을 위한 여권을 만들어 주었대요. 미국 정부의 요청이 있었고요. 그리고 6명에게 영화 촬영팀의 신분과 이야기들을 미리 철저하게 숙지시키고, 공항에서도 실제 영화 제작팀처럼 행동하게 해서 빠져나온 거예요.”

그러자 하숙샘은 잠시 생각하더니,

“아, 나는…….” 하면서 또 다른 의문을 꺼내기 시작했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아, 이 사람은 나하고 정말 성향이 다르구나.

나는 무슨 일이 생기면 ‘Oh, 그랬구나.’ 하고 일단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편이다.

그런데 하숙샘은 다르다.

“왜?”
“
어떻게?”
“
그게 정말 가능해?”
“
그렇다면 이것은 어떻게 설명하지?”

끝없이 질문을 던진다.

그런 사람이 과학자가 되는 모양이다. 실제로 하숙샘은 과학과 수학에 뛰어난 사람이다.

흠…….

그런데 오늘은 나도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우리는 씩씩거리며 같은 이야기를 두어 번이나 더 주고받았다.

그러다 내가 손을 들었다.

“아, 이제 그만, 그만합시다. 이러다 정말 싸움 나겠어요.”

그러자 하숙샘이 돌아서면서 한마디 했다.

“갈릴레오도 그랬지요?
‘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고요.
그것 때문에 죽지는 않았지만 가택연금까지 당했잖아요?”

그러고는 한숨을 쉬며 덧붙였다.

“흠…… 나도 내 주장을 굽힐 생각은 1도 없어요. 앞으로 나를 갈릴레오 한으로 부르세요.”

토라진 얼굴로 돌아서는 하숙샘.

헐……. 좋습니다.

오늘부터 선생님을 ‘갈릴레오 한’이라고 불러드리겠습니다. 갈릴레오 한 님.

부디 앞으로도 끊임없이 질문하시고,
끝까지 의심하시고,
끝까지 생각하십시오.

다만……
저랑 영화 이야기할 때는 조금만 살살 합시다.

저도 제 주장을 굽힐 생각은 1도 없으니까요.

해바라기 그림도 많이 수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