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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MRI 찍고 왔어요. 곧 있을 수술을위해서지요. 완전 밀패된 통 속에서 45분동안 누워있는데 별 생각이 다 들더라구요. 이렇게 몇 번하게되고 결국은 영원히 못 나올 통 속으로 들어가겠구나…”라며 인생의 마지막 길도 그 통속에서 생각해 보았어요. 요즈음은 매일 집안 치우느라 바빠요.”

“아니, 몸도 아픈데 왠 청소는요?”

“아이구, 그래도 누가 알아요 수술하다가 저 세상 갈 수도 있으니 내 주위를 말끔히 치워놓으려구요.”

나는 그 통속에 아직 들어가 보지는 안았지만 대부분 MRI를 찍으러 들어가 본 사람들은 그와 비슷한 얘기를 하곤한다. 사람들이 의사로부터 “너무 늦었습니다. 악성 종양입니다.”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은 날, 우리는 그동안 장밋빛 갔었던 자신의 삶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되며 당황한다. 나도 40대 초반에 약도 없다는 무서운 질병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저으기 낙심한 적이있다. 지금 물론 그것에대해 아무런 약도 복용하지 않고 있지만 두렵지 않다. 나는 사는 날 까지 열심히 살다 가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오늘 그 분이 MRI 통 속에서 느꼈던 그 무섭고 두려운 느낌을 나는 그때 이미 가졌었다. 매일 오늘이 나의 마지막 날인것을 상기시키면서 하루를 허비하지 않기로 했다. ‘운명이 오면 받아주고 곱게 안아주면서 대처하리라.’ ‘인생살이 벌벌 떨지마라’ 이것이 내가 내게주는 화두다.

다행히 전화하신 그 분은 집에오니 마음이 그렇게 평화스러울 수가 없단다. 자신에게 그 날(수술)이 마지막이 된다하더라도 이 세상에 아무 미련이나 슬픔따위는 없을 꺼라며 담담히 말한다.

“그 동안 참 잘 살아왔거든요. 요 몇 년을 빼고는요. 그래도 늦었지만 이 나이에 사는 것이 힘들다는 것도 알게되었어요.”

“헉, 그래요? 요 근래 사는 것이 힘든것을 아셨다구요? 나는 정 반대인데요. 나면서부터 줄곧 삶은 고통이었어요. 이런이런. 그럼 누가 더 행운안가요? 아니죠. 공평하네요. 우린 깨달음이 뒤 바뀌었네요. 허 허 허” 그래도 전화를 끊고나니 마음이 무겁고 안됐다. 전화하면서 참으로 많은 용기와 위로를 해 드렸는데 나의 위로가 조금이나마 그 분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곧 있을 그 분의 수술이 잘 되기를 기도드리며 자리에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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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Vic 한국어학교 보조교사 오늘로써 봄 학기 끝냈다. 다음 학기는 가을에 있다.

날씨 : 아주 맑고 쾌청했음 11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