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밭에 핀 쪽파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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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분이 전화를 걸어와서 “엘리샤씨는 사는게 재미있어요?”라고 묻는다. 갑자기 이런 질문을 받으니 당황스러워서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서 잠시 망설여졌다. “글쎄요.” 이렇게 말하면서 나도 내 자신에게 사는게 재미있는지 물어보았다.

첫째는 나이듦이 그리 즐겁지 않고

둘째는 몸이 예전처럼 씩씩하게 움직여지지 않으니 불편하고

셋째는 온 세계가 뒤숭숭해서 사는게 불안하고

넷째는 가족들을 만나지 못하니 슬프고

다섯째는 비행기타고 어디론가 휘리릭~ 날라가고 싶어도 갈 수 없음이 답답하고

여섯째는 교회가서 대면예배를 볼 수 없으니 영적으로 다운되고

일곱번째는 잘 차려입고 나들이 가고 싶은데 정부에서 아무 지역이나 다니지 말라고 엄포를 놓으니 찔끔하고

여덟번째는 사람들이 우리집에 와서 함께 먹고 떠들며 즐길 수 없으니 힘이 안 나고

아홉번째는 친구들의 전화도 점점 뜸해져가니 사는게 시들하고

열번째는 마당에 나가 호미질을 못하고 화단과 텃밭을 바라만 보고있으니 답답하고…

many more~

이렇게 적다보니 밤 새워 적어도 계속 재미없는 것들이 쏟아져 나올 것 같아서 여기서 종결짓는다.

사실 나이가 들고 혼자사는 사람들 중에는 사는게 재미없고 어서 가면 좋겠다는 사람들이 제법있다. 외로움을 이기지 못해서 들 그런거다. 나라고 별 수 있을까? 나도 때로 나락으로 ‘툭’ 내려갈 때도 있다. 다만 그 시간이 길지 않음이 다행이라고 해야겠다. 전화한 사람한테 우스게소리를 몇 마디 했더니 ‘까르르 깔깔’하면서 언제 우울했냐는 듯 목소리가 맑아진다. 그렇구나. 우리들에게는 위로해주고 받아야 할 정다운 가족이나 이웃들이 있어야한다. 사는게 별거 아니다. 매일매일 또박또박 한 걸음씩 걷다보면 종점까지 간다. 그때 까지는 마음 다잡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한다.

“사는 것 재밋소?”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자. 한국 수도권 27~45살 남녀 554명 설문조사 : (애궁, 여기 내 나이는 아예 낄 수도 없구먼 인생 다 살은 나인데 뭘 물어봐?)

이 설문조사를 보니 거의 절반인 48.4%가 ‘그저 그렇다’로 답 한 것을 보니 사는것이 그저 그런것 맞나보다. 그러니까 너무 애쓰지 말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