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이야기 4769 – 늙어도 행복하다.
교회 여자 장로님과 권사님 두 분이 점심을 대접해 주셨다. 인생을 오래 살아온 이들과 나누는 식사 자리는 언제나 뜻깊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는 인연이 얼마나 귀한지, 또 서로의 삶 속에서 배울 점이 얼마나 많은지 새삼 느끼게 된다. 초대 받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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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여자 장로님과 권사님 두 분이 점심을 대접해 주셨다. 인생을 오래 살아온 이들과 나누는 식사 자리는 언제나 뜻깊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는 인연이 얼마나 귀한지, 또 서로의 삶 속에서 배울 점이 얼마나 많은지 새삼 느끼게 된다. 초대 받아간…
오랜만에 예쁜 감잎을 보고 반해 몇 장을 주웠다. 말려서 집에 가져가 그림을 그릴 생각이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어제 저녁, 언니와 함께 골목길의 오뎅집에 들렀다. 오래전 먹던 추억의 맛이 생각나 한 번 다시 먹어보기로 한 것이다. 오뎅의 맛은 여전히 구수하고 맛 있었다….
유클렐리 단원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수요일인 오늘 오전, 전주 강림교회의 노인대학에 처음 참석했다. 이 프로그램은 1년에 두 학기로 운영되며, 가을학기는 9월부터 11월까지, 봄학기는 4월부터 6월까지 진행된다. 학기와 학기 사이에는 3개월의 방학이 있다. 오늘 강단에서 율동과 음악을 선보인 이들은 유클렐레 단원들이었다. 그동안…
언니가 가지고 있던 수필집을 읽다가 한 줄의 이야기가 오래 남는다. 남자들 동창 모임에서 식사를 하면서 한 친구가 웃으며 다른 친구에게 말했다.“야, 너 치매냐?”그저 가벼운 농담이었다.하지만 그의 옆자리에서 식사를 하던 다른 친구가 갑자기 얼굴을 붉히며 버럭 화를 냈다.“뭐라고? 내가 치매라고?”그는…
언니와 매일 걷는 동네 산책길에 단풍이 참하게 들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아침저녁으로 차려드린 식사를 마치면,언니는 늘 이렇게 말한다. “아이고, 잘 먹었다.” 눈이 잘 보이지 않으면서도 언니는 나와 함께 산책을 나선다.걸음은 느림보다 더 느리지만, 그 느린 걸음 안에 언니의 생이 담겨 있다.나도…
오만데 한글이 숨었는 걸 팔십 넘어 알았다. 낫 호미 괭이 속에 ㄱ ㄱ ㄱ 부침개 접시에 ㅇ ㅇ ㅇ 달아놓은 곶감에 ㅎ ㅎ ㅎ 제 아무리 숨어봐라 인자는 다 보인다. _______________________ 팔십을 넘어 한글을 깨우친 정을순 님의 시〈숨바꼭질〉을 읽다가…
오스카 코코슈카 – 〈바람의 신부〉 (The Bride of the Wind, 1914) _______________________ 이틀 전, 빌려온 책 *『오스카 코코슈카』*를 읽다가 ‘바람의 신부’ 편에서 오랫동안 책장을 덮지 못했다.그의 삶은 단순한 예술가의 생애가 아니라, 인간의 감정과 내면 깊은 곳까지 파고든 표현주의의 혼이었다….
수영장에서 운동을 마치고 들른 곳은 작고 아기자기한 ‘담쟁이 갤러리’였다. 이곳은 규모가 크지 않지만, 오히려 그 아담함 덕분에 마음을 고요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거창한 전시관을 기대하기보다 ‘잠시 머물며 작품을 감상하고 사색에 잠기기 좋은 공간’이라는 마음으로 찾으면 더욱 만족스러운 곳이다. 소문대로…
한국 정부가 가난하고 힘없는 노인들을 위해 매주 목요일마다 이동 목욕차를 보내 정성껏 목욕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한다.그 서비스를 받은 어르신들이 얼마나 만족해하는지, 얼굴 가득 미소가 피어난단다. 참 감동이다.예전엔 상상도 못 했던 일인데, 이제는 이렇게 따뜻한 복지 손길이 곳곳에 닿고 있다니—한국의…
Beaver Moon(11월 보름달)이 떴다. 오후에 아직 날이 훤 할때 하늘에 높고 밝게 떠 오른달이 새롭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수요 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언니 집과 교회는 업드리면 코 닿을 만큼 가깝다. 수퍼마켓 앞을 지나는데, 불쑥 말이 나왔다.“언니, 우리 막걸리 좀 사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