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한국갈 준비로 바쁘지만, 하숙샘이 좋아하는 식혜를 꼭 만들고 싶었다. 부엌은 이것저것 하느라 하루 종일 냄비와 그릇들로 가득했다. 먹는 일이란 이렇게 요란한 법이다. 사실, 인간에게 먹는 것 말고 무슨 재미가 있을까? 아니, 먹지 않고는 살 수가 없다. 우리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맛있게 먹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가.

나 역시 까다롭게 음식을 하는 성격이라 늘 재료 선택에 신경을 쓴다. 누군가는 “아픈데 그냥 쉬지 뭘 그렇게까지 하냐”고 말하기도 하지만, 가만히 누워 있으면 온갖 잡생각에 사로잡혀 오히려 더 괴롭다.

지난 몇 주 동안은 힘들어 의자에 앉아 있기도 버거웠다. 하지만 몸이 조금씩 지탱할 수 있는 날이 생기자, 그때부터 지금까지 빈틈없이 시간을 조율하며 살고있다. 며칠 전부터는 침대에 오르내리는 것도 한결 수월해졌고, 수영장에서도 단순히 걷는 데 그치지 않고 40분 가까이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운동할 수 있었다. 감사한 일이다. 모든이들의 기도가 하늘에 닿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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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코스트코에서 있었던 일이다.

나는 한국행을 앞두고 통증약 두 달치를 코스트코에 지난 토요일에 주문했고, 어제 찾으러 갔더니 한 달치밖에 준비가 안 되어 있었다. 두 달 이상 나라를 떠나야 한다고 하니, 오늘 오후 10시 이후에 오라고 했다.

그런데 오늘 오후, 긴 줄에 30분 넘게 서서 내 차례가 되어 확인해 보니 약이 여전히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황당했다. 게다가 가격도 문제였다. 이 약은 이미 특허가 만료되어 보통 가격의 1/4 수준인데, 정가를 받겠다는 것이 아닌가.

나는 “그렇지 않다. 뭔가 잘못된 것 같다. 이전에 산 가격으로 계산해야 한다”고 약사에게 강하게 따졌다. 결국 저녁에 다시 가서 두 달치를 제대로 준비받고, $7.25에 구입할 수 있었다.

특허가 끝난 약은 여러 제약사에서 제네릭을 만들 수 있어 경쟁이 치열하고, 그래서 가격이 이렇게 크게 내려가는 것이다. 약을 사는 사람은 이런것은 미리 알고 있으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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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맑음 / 20도 / 수영장 다녀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