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시간에 살고있는 친정 조카가 내 생일을 축하하며 보내온 50송이 눈부신 핑크장미와 메시지. (얘쁜 정미야, 너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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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쉽게 잠들지 못하고 새벽 2시까지 뒤척였다. 낮에 초대한 교우를 위해 점심을 준비해야 했는데, 저녁에 미리 음식을 거의 다 해놓았지만 밤 잠을 설친 탓에 수영장에 갈지 말지 망설여졌다. 게다가 오늘은 세니치 농장에 계란을 사러 가는 날이라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했다.
그래도 둘 다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시간을 최대한 조절했다. 수영장에서 15분을 줄이고, 계란도 최대한 빨리 사서 돌아오니 손님 도착 시간에 맞춰 점심을 준비할 수 있었다. 다행히 손님이 조금 늦게 와서 여유롭게 환상적인 점심을 즐길 수 있었다. 메뉴는 월남쌈이었고, 소스도 직접 만들어 깔끔하게 준비했다.

초대 손님은 한 사람이었다. 2월 25일에 교회에 등록했으니 아직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새 신자자다. 집으로 들어선 그녀는 자신이 유일한 손님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며,
“저 혼자예요? 어머, 저는 다른 분들도 오시는 줄 알았어요.” 라며 감사하다는 말을 여러번 했다.
사실 여러 명을 함께 초대하면 나도 편하지만, 각자의 일정이 맞지 않아 따로 시간을 내게 되었다.
처음 만나는 사이였지만, 어떻게 이곳까지 오게 되었는지, 가족 이야기는 어떤지 허심탄회하게 나누며 자연스럽게 서로를 알아갔다. 젊은 사람이라 그런지 월남쌈을 맛있게 잘 먹었고, 커피와 수제로 만든 바나나칩도 아주 맛있게 먹었다.
이렇게 누군가를 초대해 식사 한 끼 대접하는 일도 최소 하루 전부터 준비가 필요하고, 당일에는 집 정리까지 신경 써야 하니 많은 사람들이 집으로 손님을 부르는 걸 부담스러워한다. 하지만 교회에 처음 나온 사람들은 어색함을 느끼고, 누구와 이야기해야 할지 고민하기 마련이다. 다행히 그녀는 교회에서 모두가 친절하게 대해주고 분위기도 좋아서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고 말한다.
부디 원하는 영주권을 받아 한국에 있는 가족과 속히 재회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남에게 밥 한 끼 대접하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 내 건강이 허락 하는날까지 ‘아자아자 go go 씽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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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10도 / 수영장과 걷기 그리고 계란 사오기 / 교회 자매 초대 / 마당에 풀뽑기 / 그림도 조금 그리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