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만들 깍두기 : 5월 첫 주에 한국에서 언니와 조카등 여러명이 여행온다. 손님맞을 준비가 서서히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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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 가방에는 늘 작은 병 하나가 들어 있었다.
바로 고춧가루다.
지난달, 죠이스 할매가 마켓에서 고춧가루를 찾지 못했다며 투덜거리던 얼굴이 자꾸 마음에 남았다.
“걱정 마라, 내가 줄게.” 가볍게 던진 말이었지만, 이상하게 그 말이 내 안에서 오래 머물렀다.
그러는 사이 수영장은 문을 닫았고, 올 만한 날짜에 할매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며칠이 지나고, 또 며칠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자 나는 괜히 마음이 쓰였다. 84세의 그 나이에, 혹시 어디 아픈 건 아닐까.
그래도 나는 언제라도 만나면 건네주려고 매번 고춧가루를 가방에 넣고 다녔다.
그리고 오늘, 마침내 할매를 다시 만났다. 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고춧가루를 꺼내 건넸다. 할매는 깜짝 놀라면서 그것을 두 손으로 받아 들었다. 마치 오래 기다린 선물처럼.
“어머… 너무 고마워.”
그 말이 몇 번이고 반복되었다. 그러고는 느닷없이 “얼마야? 내가 돈 줄게.”
나는 웃으면서 말했다. “선물이다, 선물.”
할매는 한국을 좋아한다. 한국 음식, 한국 사람, 한국 문화, 심지어 ‘K’라는 글자만 붙어도 반가워한다.
고춧가루 작은 병 하나를 건네주고 받으면서 우리는 한참을 웃다가 헤어졌다.
그리고 나는 그제야 알았다. 할매에게 작은 것을 건넨 줄 알았는데, 사실은 내가 더 큰 것(사랑)을 받고 있었다는 것을.

날씨 : 14도 / 흐림 / 수영장 다녀오다. /
오늘 오후, 안과에서 왼쪽 눈에 SLT 레이저 시술을 받았다.
왼쪽 눈은 녹내장이 있어 2년 전에 한 차례 수술을 했던 터라, 늘 마음 한켠이 조심스럽다.
지난 2월 정기 검사 때 안압이 조금 올라갔다고 해서 이번에 레이저 시술을 받으라는 권유를 받았고, 오늘 그 일을 마치고 돌아왔다. 사실 눈에 무엇을 한다고 하면 먼저 겁이 난다. 괜히 긴장부터 되고, 괜히 더 크게 느껴진다.
그런데 막상 시술은 생각보다 아주 간단했다. 눈에 파란 빛이 “철커덕, 철커덕” 여러 번 지나갔고, 시간도 채 1분 남짓이었다. 이렇게 짧게 끝나는 일에 그렇게 마음을 졸였나 싶어 조금은 허탈하기도 했다.
시술이 끝난 뒤에는 대기실에서 약 45분 정도 머물며 경과를 지켜봤고, 이상이 없다는 확인을 받은 후 집으로 돌아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마음은 꽤 길었고 피곤한 하루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