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2026 좀더 풍성하게 꽃을 넣어보았다. 이제 거의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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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커피를 내리려다가 커피 팟에 어제 커피가 남아 있는 것을 보았다.
‘에구, 귀찮은데 오늘은 그냥 전자레인지에 데워 마셔볼까.’ 그렇게 생각하며 커피를 데웠다.
평소처럼 막 내린 드립 커피 한두 잔을 즐기던 나는 데워진 커피 한 모금을 마시고는 “애구구 이건 아니네.” 하며 결국 어제 커피를 쏟아버리고 새로 내려 다시 향긋하게 즐겨 마셨다.
커피의 핵심은 향이다. 막 내렸을 때 올라오는 향 성분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이미 많이 날아간다. 그런데 다시 데우면 남아 있던 향마저 더 빠져버린다. 커피를 다시 데우면 산미는 줄고 쓴맛만 남아 맛이 탁해진다. 데우는 순간, 이미 신선한 커피가 아니다.
커피는 참 까다로운 녀석이라 조금만 식어도 투덜대고, 다시 데우면 더 삐진다. “그 순간, 커피와 사랑의 닮은 점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괜히 미련이 남아 다시 데워보지만 뜨거워지기는 했을 뿐, 그건 더 이상 바로 내린 그 커피 향이 아니다.

처음의 사랑에는 향이 있다. 서로를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작은 말 한마디에도 하루가 환해진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서로에게 무관심한채로 그대로 두고 각자의 자리로 흩어지면 그 사랑도 서서히 식어간다.
식어버린 사랑을 다시 예전처럼 만들어보겠다고 억지로 끌어당기고 마음을 데워보지만, 겉으로는 다시 뜨거워진 듯 보일지 몰라도 그 안의 향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결국, 우리는 조용히 놓아주는 쪽을 택하게 된다. 사랑도 커피도 억지로 되돌리려 애쓰기보다 따뜻했던 그 순간을 그대로 기억하는 것이 더 아름답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새로운 향 (사랑)이 피어오를 날을 담담히 기다리는 것, 어쩌면 그것이 성숙한 사람이 할 수 있는 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 애구구, 식은 커피 한잔 마시다가 사랑 타령까지 끌어다 붙이는 나는 아직도 사랑을 꿈꾸는 할매가 맞다. 맞고요.
식은 커피는 버리면 그만이지만, 지나간 사랑은 그렇게 쉽게 버려지는 게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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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진눈개비가 종일 내렸다. 마지막 꽃샘추위다. / 7도 / 교회에 다녀왔다. 성찬식이 특히 은혜롭게 거행되었다. 교인들 모두가 침착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성찬빵과 포도주를 받았고, 한 마음으로 기도에 함께했다.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이 있는 시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