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밴쿠버에서 방문했던 손님이 가져왔던 딸기가 너무 예뻐서 화폭에 올렸다. ^^ (딸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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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언니가 참으로 희안한 일이 있었다며 전화가 왔다.

오후에 낮 모르는 남자가 케이크를 들고 언니를 찾아왔단다. 생면 부지의 낮 선 사람이라 조금 어리둥절 했다는데 이분이 언니를 찾아온 경위를 말하는데 감동적이다. 그분의 어머니가 지난 주 세상을 뜨셨는데 유품을 정리하다가 아래 스크랩 ‘칭찬합시다’를 발견했단다. 이것은 미주 LA 중앙일보에서 해오던 칼람인데 언니는 여기 자주 글을보냈고 단골로 글이 올라오곤 했었다. 이 글의 주인공이 바로 자신의 어머니인데 거의 30여년 전의 글을 어머니가 간직하다가 돌아가셨단다. 아들인 자신은 처음 이 글을 읽고 너무 고마워서 글 쓴 이를 찾아 보기로 했다는데 신문사를 통해서 알아 보았지만 그 당시 기자들도 없고 기고자의 전화번호도 없어서 애를 먹었다가 교회를 통해서 언니 주소를 알게됐단다. 다행히 언니가 같은 집에 평생 살고 계셔서 만나게된 행운이다.

헐 헐 헐

그런데 그분의 어머니 장례식이 내일인데 언니가 와서 그 글을 읽어 줄 수 있냐고 조심 스럽게 묻더란다. 언니는 몇 년 전부터 황반변성을 가지고 있어서 사물을 겨우 보며 살아가고 있는데 고 ‘미스 최’의 장례식에 꼭 가봐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방에 세 든 학생에게 타이핑을 시켜서 글짜를 대문짝 만 하게 뽑아서 14장이나 뽑았다고 말한다.

언니는 3일전에 한국에서 L.A. 집으로 들어왔는데 올때 현대 백화점에서 검정 양복 하나를 잘 골라 사 왔는데 내일 첫 착복식으로 그분의 장례식에 입게 됐다며 우연은 아닌듯 하다고 말 해준다.

아래 글짜가 흐려서 내가 다시 타이핑해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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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쫀쫀이 그룹 왕언니 ‘미스 최’

쫀쫀이 그룹이 생긴지가 5년째다. 50세를 전 후한 여성들이 새벽 수영을 같이 하면서 마음이 맞아 그룹을 만든 10명의 단체이다. ‘쫀쫀이’하고 이름을 붙이게 된 이유는 살림 잘 하고 사업 잘하고 운동도 잘 하면서 주체성있고 알뜰살뜰한 사람들의 공통점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 멤버중에 연령적으로 특혜를 받으신 분이 바로 최고령자인 최 여사님이다. 나와는 20살 정도는 차이가 나니까 지금 70세 가까운 나이다. 도저히 멤버에 붙여드릴 수 없는데 아직까지 자리를 지키고 계신다. 우리는 최 여사님을 ‘미스 최’ 라고 부른다. 제일 많은 나이를 역으로 계산해서 제일 젊게 예우 해드리고 있다.

평범한 생활로 일관해 오신 미스 최가 이런 특혜를 누리는 비결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하지않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게 한다. 그룹 모임이나 다른 곳에 초대를 받았을 때도 회원들에게 라이드를 부탁하지 않고 꼭 버스나 택시를 타고 약속 장소에 먼저 나온다. 회원들에게 충고하려고 하지 않고 주로 듣기만 한다. 어떤 경우 자리를 채워야 할 때 부탁을 하면 오셔서 앉아 주시고 가실때는 신경 쓰일까봐 소리없이 간다.

얼마전 개인적인 일로 모임에 오셨다가 가실 때 얼굴을 뵙지 못 한적이 있었다. 그래서 식사라도 대접해 드리고 싶어서 식당에서 만나기로 했다. 식사를 끝낸 후 우리가 식사비를 지불하려고 했더니 최 여사님이 미리 오셔서 내셨다고 종업원이 일러주었다. 미안해 하는 나를 쳐다보며 “나이 든 사람 불러 주어서 같이 먹고 즐거운 대화 나누는 것만드로도 즐겁지요.” 하는 것이었다.

적은 돈으로도 지혜롭게 주변 사람의 마음을 즐겁게 해 주는 미스 최, 어떻게 하면 남의 공짜 차 한번 이라도 더 얻어 탈까, 단 1 달라라도 더 모아서 내 손자, 손녀한테 쥐어줄까, 하는 할머니라면 오늘의 미스 최는 우리 쫀쫀이 그룹에 안 계셨을 것이다.

미스 최!

오래오래 우리의 사람 많이 받으세요.  

Choon Ja Yoon (L.A.)

** 언니가 그 분의 나이를 계산해보니 거의 100살은 되셨을 것 같다며 인생 참 아름답게 잘 살다 가신분이라며 부러워한다. 나는 언니에게 ‘칭찬합시다’ 글 써서 한 가족을 그처럼 기쁘게 해 준것 잘 했다고 칭찬해 드렸다. ^^ 언니도 금년에 8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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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상 생선찜 : 콩나물, 우거지, 고사리를 넣고 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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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더웠음 / 낮에 수영다녀옴 / 내 몸 증세는 똑 같아서 때론 힘들지만 굳굳하게 하루를 지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