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ther and Daughter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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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는 어릴 적 나를 참 많이도 골려먹었다.
그런 줄도 모르고 나는 “우리 딸 참 성실하다.” 하며 뿌듯해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어느 날, 대학에 간 딸이 내게 “엄마, 고백할 게 있어.” 하기에 무슨 일인가 싶어 물었다.
그랬더니 태연하게 하는 말이 이렇다.
“나 어릴 때 피아노 연습한다고 아래층 내려가서, 사실은 녹음된 피아노 테이프 틀어놓고 나는 TV 봤어.”
순간 내가 펄펄 뛰었더니, 딸은 웃으면서
“Too late~ 이제 와서 어쩔 건데?” 하며 나를 놀려대는 것이 아닌가.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왔다.
딸은 손가락이 길고 예뻤다.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그 집에 온 피아노 선생님이
“이 손가락으로 피아노를 안 치면 말이 안 된다.”
그 한마디에 내가 마음이 혹해 피아노를 시켰다.
딸은 2년쯤 치다가 연말 평가가 스트레스라며 그만두겠다고 했다.
나는 조금 아쉬웠지만 아이 뜻을 따랐다.
지금도 가끔 묻는다.
“너 그때 피아노 그만둔 거 후회하지 않니?”
그러면 딸은 단번에 대답한다.
“Nope.”
참, 자식은 부모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당당하게 살아간다.
그뿐인가. 학교 가기 싫은 날이면, 불편한 목소리로 나를 부르며
“엄마… 나 오늘 열 나는 것 같아…” 한다.
이마를 짚어보면 정말 뜨끈뜨끈했다.
나는 걱정하며 “어머, 열이 심하네. 오늘은 집에서 푹 쉬어.” 하며 학교에 전화를 걸었다.
나중에야 알았다.
학교 가기 싫은 날이면 전구에 이마를 한참 대고 있다가
곧바로 나를 불러 머리가 뜨겁다고 속였다는 사실을.
부모 사인이 필요했을때 자기가 내 사인을 잘 그려서 가져갔다는 말까지..
애구… 참…
자식 키우는 일, 참 쉽지 않다.
속기도 하고, 화도 나고, 기가 막히기도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 장난기마저 다 추억이 된다.
그래도 한 가지는 확실하다.
그렇게 나를 골려 먹던 아이가
지금은 나의 위로자, 협력자, 거기에 매번 나를 웃게 하는 존재가 되었다는 것.
자식은 엄마를 속이기도 하지만,
결국 오늘 이 시간처럼 엄마 인생의 가장 큰 이야기거리가 된다.
끙끙… 그래도 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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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11도 / 흐림과 햇볕 / 교회 다녀오다. 새로 부임한 전정훈 목사님의 설교가 깊이가 있으며 또한 신선하다. 온 가족이 늘 건강하기를 기도드린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