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자신이 만든 김치 두 병을 들고 행복한 웃음을 짓고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아침에 카톡이 들어온다.

“엄마, 김치 레서피 보내줘.”
“뭐? 김치?”
“응.”

이렇게 딸아이와의 김치 소동이 시작되었다.

나는 아침 수영장에 가느라 바빴고, 돌아와서는 정신없이 게임에 몰두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사이 딸아이는 레서피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허 허 허.

나는 부랴부랴 배추 한 포기를 기준으로 대충 레서피를 적어 번역기에 돌려 보내주었다. 배추 한 포기를 자르면 보통 한 시간 정도 소금물에 담그는데, 딸아이는 내 레서피를 받기 전 이미 배추를 소금물에 담갔다고 한다. 그것도 두 시간째란다. 순간 “어쩌나…” 걱정이 앞섰다.

그래도 “두 시간이면 나쁘지 않다”고 위로해 주고, 배추를 한 번 씻어 살짝 맛을 보라고 했다. 다행히 그리 짜지 않다고 한다. 휴… 둘이 동시에 한숨을 쉬었다.

그 뒤로 나는 차근차근 다시 설명해 주었다. 전화를 몇 번이나 주고받은 끝에 또 카톡이 온다.

“엄마, 병에 넣었는데 김치 국물이 없어.”

나는 웃으며 말했다.
“괜찮다. 김치 국물은 하루쯤 지나면 자연히 생긴다.”

그쪽은 우리보다 네 시간이나 빠른 시간대인데, 잠잘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카톡이 또 들어온다.

“아니, 잠 안 자?”
“엄마, 김치 담그는데 잠을 어떻게 자?”

까르르 웃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허 허 허. 내 참 기가 막힌다.

잠자기 전 또다시 카톡이 온다. 내일은 내친김에 깍두기도 담글 거라며 의기충천해 있다.

서양에서 살고, 사위도 서양 사람인데 왜 이렇게 김치 타령일까 싶다. 배추를 사러 한국 마켓에 갔는데, 발음이 조금 서툴렀는지 주인 부부가 “저 사람 한국 사람 아닌가 봐.”라고 했단다. 그 말을 듣고 딸아이가 큰 소리로 말했다고 한다.

“나, 한국 사람이에요.”라고 말하니  주인 아저씨가 깜짝 놀랐다 한다.

딸아이는 한국인임을 무척 자랑스러워한다. 우리 아들의 손자 손녀도 늘 “I am Korean.”이라며 어깨를 으쓱으쓱한다. 하모 하모. 우리는 모두 대한의 아들 딸, 김치 제국의 자손들 아닌가.

김치 만세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날씨 : 맑음 / 봄이 바짝 다가왔다. 곳곳에 봄꽃 천지다. / 수영장 다녀오다. /